"특수학급 아이들은 왜 시끄러울까" 당신이 놓친 '스펙트럼'의 진실

박혜현 2026. 3. 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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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교실은 떠들썩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처럼, 아이들이 가진 특성은 무지개색만큼이나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이렇습니다"라고 단정 짓는 순간, 스펙트럼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아이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이 교실에서 '시끄러운 방해꾼'이 아닌 '고유한 색을 가진 존재'로 인정받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도 스펙트럼의 다양성을 수용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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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지식을 외우기보다 필요한 것, '공백'을 견디고 기다리는 힘

[박혜현 기자]

 AI생성 이미지
ⓒ 오마이뉴스
오늘도 교실은 떠들썩하다. 누군가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누군가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돈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특수교육대상자의 대다수는 발달장애, 그중에서도 자폐성 장애 학생들이다. 휠체어를 탄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직관적인 장애'로 다가간다면,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장애는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한 층위를 갖고 있다.

사전 이해 없이 우리 교실을 들여다보는 이들에게 아이들은 종종 오해의 대상이 된다.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 통제되지 않는 아이, 혹은 그저 '시끄러운 아이'로 치부되곤 한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방식이 비장애인 중심의 문법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의 행동은 소음이나 방해로 규정된다. 하지만 그 소란함 뒤에는 나름의 질서와 소통을 향한 절박한 몸짓이 숨어 있다.

이 아이들을 단 몇 마디로 규정지어 설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처럼, 아이들이 가진 특성은 무지개색만큼이나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언어로 소통하지만, 어떤 아이는 몸짓으로만 세상을 읽는다. 같은 진단명을 가졌어도 단 한 명도 같은 아이는 없다.

정의할 수 없기에 필요한 '기다림'

강연장에서 나는 종종 질문을 받는다. "자폐성 장애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그럴 때마다 나는 망설여진다. "이 아이들은 이렇습니다"라고 단정 짓는 순간, 스펙트럼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아이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이 단순히 '장애의 특성'을 암기하는 시간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니라 '공백을 견디는 힘'이다. 상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곧바로 '방해'라고 낙인찍지 않고, 저 행동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지 잠시 멈춰 서서 고민해보는 여유, 그 기다림의 태도가 진짜 인식 개선의 핵심이다.

특수교사로서 내가 마주하는 교실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모습의 축소판이다. 규정되지 않는 아이들, 정답이 없는 소통방식, 그리고 그 안에서 꾸역꾸역 만들어가는 질서들. 이 아이들이 교실에서 '시끄러운 방해꾼'이 아닌 '고유한 색을 가진 존재'로 인정받을 때, 비로소 우리 사회도 스펙트럼의 다양성을 수용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아이들에게 배운다. 세상이 정해놓은 틀에 아이들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넓은 스펙트럼만큼 세상을 넓히는 것이 나의 진짜 역할임을 말이다. 휠체어를 탄 교사와 자폐성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함께 만드는 이 '조금 시끄러운 조화'가 더 이상 특별한 뉴스가 되지 않는 세상을 꿈꾼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당사자이자 현직 특수교사입니다. 현재 사회적 장애 인식 개선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장애가 '특별한 뉴스'가 아닌 '당연한 일상'이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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