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와 뱀파이어의 조합, '아카데미 음악상' 3관왕의 비결
[이현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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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씨너스 : 죄인들> |
|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씨너스>는 음악상도 받았다. 아카데미 음악상은 영화를 위해 작곡된 배경 음악에 주어지는 상으로, 주제가상과는 구분된다. <씨너스>는 조니 그린우드(라디오헤드)가 참여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마저 제쳤다. 이 영화의 음악 감독을 맡은 스웨덴 음악가 루드비히 고란손은 통산 세 번째로 이 트로피를 받게 되었다. 고란손은 앞서 2019년 <블랙팬서>와 2024년 <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세 번 후보에 올라 세 번 모두 수상한 것이다.
아카데미 무대에 오른 루드비히 고란손은 어린 시절 블루스 뮤지션 존 리 후커의 앨범을 샀던 아버지를 언급하고, "일곱 살 때 아버지가 내게 준 기타가 내 인생의 모든 문을 열어주었고, 이는 나를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인 라이언 쿠글러에게 인도했다"며 두 남자에게 경의를 표했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씨너스: 죄인들>은 1930년대 짐 크로우 법(흑백인종분리법)이 유효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뱀파이어 영화다. 쌍둥이 형제 스모크와 스택이 시카고에서 번 돈으로 흑인 전용 음악 주점 '조인트 루크'를 열고 성공의 꿈을 꾸고 있던 밤에 일어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씨너스>는 훌륭한 음악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루드비히 고란손이 구축한 사운드트랙은 1930년대 델타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면서 아일랜드 포크부터 훗날 펼쳐질 다양한 음악 장르를 매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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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씨너스 : 죄인들> |
|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
루드비히 고란손이 장르 대화합을 주도하는 가운데, <씨너스>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면면 역시 놀랍다. 특별출연한 블루스의 산증인 버디 가이를 소환하는 것은 물론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블레이크, 밴드 앨라바마 셰이크스의 브리타니 하워드, 래퍼 돈 톨리버, 알앤비의 거장 라파엘 사딕, 메탈리카의 리더 라스 울리히 등 다양한 장르와 시대의 뮤지션들이 힘을 보탰다.
<씨너스>는 이질적인 문화의 충돌을 음악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성취를 남겼다. 영화의 빌런 격인 아일랜드계 이민자 '레믹' 일행이 등장할 때 부르는 서늘한 아일랜드 민요는, 흑인 사회의 그루비한 블루스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긴장감을 키운다. 대립하는 두 집단이 모두 미국 사회에서 차별의 대상이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씨너스>에서 주인공 스모크, 스택 형제(1인 2역)를 연기한 배우 마이클 B. 조던은 수상 소감 도중 제이미 폭스, 윌 스미스, 덴젤 워싱턴 등 앞서 길을 닦았던 흑인 배우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경의를 표했다. <씨너스>는 인종적 정체성이라는 맥락을 빼고 판단할 수 없는 영화다. 음악은 그 맥락을 극대화한다. 그는 블루스가 어떻게 록이 되고, 힙합이 되었는지를 영화 음악으로 증명했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루드비히 고란손의 협업은 좋은 영화 음악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모범 사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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