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계속 떨어져 일용직만"... 경계선지능 청년의 자립 고민

느린IN뉴스 2026. 3. 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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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계선지능인 자립교육 간담회, 권칠승 의원 및 당사자·보호자·유관기관 관계자 한 자리에...

[느린IN뉴스]

 지난 13일 열린 느린학습자 지원 간담회에서 권칠승 의원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느린인뉴스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자립교육 현장을 살피고 제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화성병)은 지난 13일 경기 고양시에서 경계선지능 청년 당사자와 보호자, 관련 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자립교육 현장을 살피고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경계선지능인이란 평균지능과 지적장애 사이에 있는 인지적 특성을 가진 이들로, 느린학습자라고도 불린다. 학습과 사회 적응 등에 어려움을 겪지만 현재 법적 장애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아, 교육·복지 등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칠승 의원(오른쪽)이 뜨렌비팜 정현석 대표(왼쪽)과 농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권칠승의원실)
ⓒ 권칠승의원실
권 의원은 간담회에 앞서 고양시에 위치한 사회적농장 '뜨렌비팜'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폈다. 정현석 대표가 운영하는 뜨렌비팜은 열대작물을 재배하는 도시농장이자 경계선지능인 등 취약계층이 농업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얻고 자립을 준비하는 공간이다.

뜨렌비팜은 2021년부터 느린학습자 청년들을 대상으로 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직업 경험과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 대표는 "조금만 훈련하면 농업 분야 등에서 느린학습자 청년들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일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일산시장 내 위치한 '페어살롱'에서 진행됐다. 페어살롱은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교육장이자 일터로 운영되는 공간으로, 뜨렌비팜을 운영하는 정현석 대표가 청년들의 직업 경험과 사회 참여를 돕기 위해 마련했다. 향후 경계선지능 청년들은 이곳에서 이뤄지는 농업 교육을 돕고 서비스 경험을 쌓으며 사회 진입을 준비할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권칠승 의원을 비롯해 경계선지능 청년 당사자와 사단법인 느린학습자시민회, 전국느린학습자부모연대, 이루다학교, 뜨렌비팜 등 보호자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경계선지능 청년들이 겪는 취업 과정의 어려움과 제도적 지원 공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의 경우,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 놓이면서 충분한 제도적 지원을 받기 어려운 현실이 공유됐다.
 권칠승 의원이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 느린인뉴스
이루다학교에 재학 중인 한 청년은 "경계선지능임을 뒤늦게 알고, 장애등록도 두 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반려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다 보니 취업이 어렵고,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동료들에게 어려움을 이해받기 힘들 것 같다"며 취업 지원에 관한 제도나 법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루다학교는 경계선지능인을 위한 자립 대안학교로 학습과 정서 지원, 사회 적응 교육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사회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해 졸업생들에게 별도의 진로교육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이루다학교가 더 많은 경계선지능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립형 대안학교로 전환돼야 할 필요성도 함께 언급됐다.

직업 경험을 쌓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한 청년은 "여러 차례 면접을 봤지만 계속 떨어져 지금은 택배와 일용직 일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며 정기적인 수입을 창출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또 다른 청년은 "경계선지능인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웠다"며 "농업과 서비스 분야를 배우며 카페에서 일에 도전하고 있는데, 안정적인 일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성인이 되면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현실을 짚고, 이들에게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를 모았다. 30대 자녀를 둔 한 보호자는 장애등록이 돼 있는 자녀가 7년째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느린학습자는 작은 배려만 있어도 충분히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 기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병역 문제도 언급됐다. 20살 자녀를 둔 보호자는 "그간 병원과 센터를 꾸준히 다녔지만 최근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이 나와 재검 절차를 밟고 있다"며 "경계선지능인 지원법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권 의원은 "경계선지능에 대한 사회적 이해 자체가 아직 부족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알고,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계선지능인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다양한 자리를 마련해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사회가 함께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를 개최한 권칠승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민생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계선지능인 지원법'을 발의한 이후 관련 의제를 꾸준히 공론화해 온 권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도 느린학습자 가족들의 외침을 새겨 듣고, 정책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느린IN뉴스에도 실립니다(https://www.slowlearner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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