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방주의에 지쳤나…“도와달라” 트럼프 분노에도 거리두는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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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맹국들의 반응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 국방비 증액 요구에 순순히 따르던 동맹들도 위험 부담이 큰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선 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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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더 큰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 독일 “우리 전쟁 아니다”
한국 일본도 소극적 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맹국들의 반응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 국방비 증액 요구에 순순히 따르던 동맹들도 위험 부담이 큰 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선 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두 차례에 걸쳐 호르무즈 해협에 유럽과 아시아 동맹 파견을 요청하면서 불만을 터트렸다.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해 “우리를 위해 결코 곁에 있어 주지 않는다”고 했고, 특히 영국을 향해서는 “정말 실망스럽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에는 주둔한 미군 수까지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호위 동참을 촉구했다. 전날에도 나토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미국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동맹국은 없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면서도 “더 큰 전쟁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일부 함정을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지만, 프랑스 당국자들은 이란 전쟁이 중단된 후에야 작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일본도 트럼프의 파병 요구에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이 개입을 꺼리는 이유는 전통적 동맹국들을 조롱하고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활용해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고 해 온 미국 행정부와의 긴장된 관계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안드레아스 크리그 런던 킹스칼리지 부교수는 WSJ에 “트럼프는 미국의 경제력을 이용해 상호의존성을 무기화함으로써 파트너와 동맹국들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도록 강압하려 해 왔다”며 “이 수단이 지나치게 남용되면서 세계는 가능한 한 워싱턴과의 관계 분리(disentanglement)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 이후 미국의 ‘일방주의’에 경계심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트럼프가 직접 거명하지 않은 국가들도 일찌감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선 긋기에 나섰다. 독일의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이날 트럼프의 요청에 대해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가 시작한 전쟁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강력한 미 해군조차 단독으로 해낼 수 없는 일을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된 유럽의 일부 호위함들이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이탈리아는 홍해에서의 유럽연합(EU) 해군 임무 강화를 지지한다면서도 “이 임무가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서린 킹 호주 교통부 장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으로부터 파병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트럼프가 관세와 국방비 인상 등과 마찬가지로 이란 전쟁에서도 동맹을 압박하고 있다면서도 “유가가 급등하고 중동이 폭력 사태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의 요구에 따르려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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