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0곳 중 1곳 퇴출 위기”…‘1000원 룰’에 동전주 상폐 주의보

임성영 2026. 3. 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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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7월부터 상장폐지 기준 강화
동전주 수, 연초 178개→2월 168개→최근 188개
전문가 “단기 급등은 탈출 신호, 추격 매수 금물”
이달 13일 기준 코스닥 동전주는 188개로 전체 1820개 상장사 가운데 비중이 약 10.3%로 증가했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와 이미 실적 부진이나 감사의견 문제로 관리종목 딱지를 단 종목들이 정리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이 저가·부실 종목을 조기에 퇴출하는 상장폐지 개편안을 내놓고, 한국거래소도 코스닥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만 보고 싸다고 덜컥 샀다가 정리매매나 상장폐지로 발이 묶일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올 연초(1월 2일)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는 178개로, 전체 1830개 상장사 가운데 비중은 약 9.7%였다. 금융위원회가 동전주 상장폐지 방침을 발표한 지난 2월 12일에도 동전주 수는 168개(전체 1821개 중 약 9.2%)였다. 이달 13일 기준으로는 동전주가 188개로 오히려 늘어 전체 1820개 상장사 가운데 비중이 약 10.3%까지 증가했다. 정부가 동전주 상장폐지 방침을 공식화한 뒤에도 코스닥 상장사 10곳 중 1곳 안팎은 여전히 1000원 아래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7월부터 ‘1000원 룰’ 적용…최대 220곳 상폐 위기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코스닥 동전주에 이전보다 엄격한 상장폐지 잣대를 들이대겠다는 방침이다. 새 기준의 핵심은 ‘1000원 룰’이다. 일정 기간 1000원 미만에서 거래되면 우선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유예 기간 동안 주가가 1000원선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까지 검토하는 구조다. 이밖에 △반복적인 적자 △자본잠식 △감사의견 ‘의견거절·한정’ 등 기존 재무·지배구조 기준도 그대로 적용된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시뮬레이션 결과 개편안이 본격 시행되면 코스닥에서 최소 100곳, 많게는 220곳까지 상장폐지 위험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1000원=생존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책 발표 이후 700~900원대 저가주 일부가 1000원선을 넘어 반등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코스닥 A사의 경우 2월 중순 3거래일 만에 800원대에서 1200원대까지 50% 넘게 뛰었다가 다시 900원대로 회귀했다. 뚜렷한 실적 개선 없이 상장 유지 기대감과 7월 제도 시행 전 ‘지폐주(주가 1000원 이상)’ 안착을 노린 투기적 매수세가 유입되며 1000원선을 넘나든 전형적인 동전주 패턴이라는 평가다.

동전주 구조부터 손본다…액면병합 통한 ‘우회 생존’도 차단

당국의 목표는 코스닥 신뢰 회복과 좀비기업·동전주 정리에 맞춰져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최근 몇 년 사이 동전주 수가 30% 넘게 늘어난 가운데 그 상당수가 적자와 자본잠식, 잦은 감자·유상증자,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남발로 회계 및 지배구조 위험을 키워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1000원 밑으로 내려앉은 뒤에도 실체가 불분명한 호재성 공시와 홍보성 메시지를 반복해 개인 투자자들의 비자발적 ‘물타기’를 유도하는 등 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행태가 이어졌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키는 동시에 액면병합을 반복해 1000원 기준을 우회하는 관행도 차단하기로 했다.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종목이 액면을 2000원으로 병합해 주가를 1200원까지 끌어올리더라도 병합 후 주가가 다시 액면가 미만으로 떨어지면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실적 개선이나 자본 확충 없이 액면병합과 테마성 재료만으로 버티는 회사를 시장에서 조기에 퇴출시키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코스닥 상장사 주가가 일정 기간 1000원 미만에 거래되면 우선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유예 기간 동안 주가가 1000원선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전문가 “단기 급등은 탈출 신호, 추격 매수 금물”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큰 흐름이 이미 정해진 만큼 당분간 동전주 투자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닥 상장사 10곳 중 1곳 안팎이 이미 1000원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고, 이 중 상당수가 이번 개편으로 상장 유지 여부가 다시 시험대 위에 오르기 때문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주가는 해당 기업의 여러 가치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500원, 1000원 등 절대 가격만 보고 싸다고 할 수 없다”며 “△관리종목 여부 △최근 실적과 감사의견 △자본잠식 여부 △최대주주 변경과 잦은 유상증자·CB 발행 이력 등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당국이 상장폐지 가능성을 최대 220곳이라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한 상황에서 동전주에 남아 있는 건 정책과 시장 흐름 모두에 역행하는 선택”이라며 “최근 동전주 약세는 단순 조정이라기보다 위험을 먼저 알아챈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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