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또 한 번 '고' 했다 [IS포커스]

블랙핑크는 지난달 27일 미니 3집 ‘데드라인’을 발표했다. 지난 2022년 발표한 정규 2집 ‘본 핑크’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처음 선보인 신보다. YG엔터테인먼트가 일찌감치 ‘되돌릴 수 없는 최고의 순간들’, 그리고 ‘그 최고의 순간 가장 빛나는 블랙핑크의 현재’를 담았다고 공언한 것처럼, 이들은 개별 멤버들의 매력과 실력이 고스란히 담긴 다채로운 스타일과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들로 음악적 진화를 증명했다.
‘톱 티어’일수록 신곡을 발매할 때마다 세간에 공존하는 기대와 우려 속에서, 이들은 거센 물살을 가르고 또 한 번 앞으로 나아갔다. 앨범명이 ‘데드라인’임을 감안하면, 이 의미심장한 역설은 흥미롭다.

타이틀곡 ‘고’는 블랙핑크 특유의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에너지를 궁극에 터뜨리는 곡이다. 강렬한 사운드 구성과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가 한데 조화를 이뤘으며, 거침없는 단체 구호 “GO! Blackpink’ll make ya”로 용기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진취적인 마인드 속에서 상처받은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성은 뚜렷하고, 응집된 에너지를 클라이막스에서 폭발시키는 흐름과 전개는 타 K팝 걸그룹의 것과도 차별화된다.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고’는 신선하고, 사운드적으로도 대담한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후렴구를 보컬로 가져가지 않고 강렬한 사운드로 채워 서사성을 강화한 점은 신선했다”면서 “최근 곡들에서 보이는 대담하고 강렬한 사운드, 변칙적 곡 구성 등의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는 지구를 넘어 우주를 향한 항해에 나선 멤버들의 모습을 담는다.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용암이 들끓는 대지를 넘어 계속 나아가는 진취적인 모습을 압도적 스케일로 담아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네 멤버가 각각의 노를 들고 저어가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은 솔로 활동과 완전체 활동을 병행하며 ‘따로 또 같이’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블랙핑크의 현재의 모습을 시사함과 동시에 굳건한 연대와 의지를 상징한다. 네 개의 노 중 하나라도 빠져서는 온전히 나아갈 수 없는 배 위에 함께 올라, 오직 함께라 나아가는 블랙핑크 완전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화려한 스타일링 대신 본질에 집중한 의상 선택도 인상적이다.

앨범에 참여한 작가진 면면은 수려하다. ‘고’에는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했고, 밴드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과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빛나는 프로듀서 서컷도 힘을 보탰다. 또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로 K팝 최초의 그래미 수상자로 호명된 싱어송라이터 이재가 ‘챔피언’에 참여해 특유의 벅참 포인트를 줬다. 디플로는 선공개곡 ‘뛰어’에, 닥터 루크는 ‘미 앤 마이’에 각각 참여했다. 앞서 공개한 ‘뛰어’나 ‘고’와 같은 강렬함과는 거리가 있는 무난한 리스닝 트랙으로 전체적인 강약과 톤을 조절한다.
완전체 블랙핑크의 파급력은 여전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고’는 빌보드 핫 100 63위에 올랐다. 이는 팀 통산 11번째 차트인이자 K팝 여성 아티스트 최다 진입 기록이다. ‘데드라인’은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톱100 11위에 오르는 등 K팝 여성 아티스트 최다 진입 신기록을 세웠다. 국내 음반 차트에서도 유의미한 기록을 세웠다. 이번 앨범은 발매 일주일 동안 177만 4577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K팝 걸그룹 역사상 최고 초동 기록이자 전작 대비 23만 장 가량 늘어난 수치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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