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후 소각장 줄줄이 대정비…쓰레기 10만t 갈 곳 잃었다
![서울 4곳 공공 지원회수시설(소각장)이 다음달부터 차례로 소각로 정비 등에 들어가면서 쓰레기 반입이 중단된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자원회수시설 모습. [중앙포토]](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7/joongang/20260317050258577kxis.jpg)
서울 쓰레기 처리에 또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수도권 생활 쓰레기를 태우지 않고 땅에 바로 묻는 직매립(直埋立) 금지로 소각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다음 달부터 서울 시내 공공 소각장들이 잇따라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다음 달 양천을 시작으로 강남·노원·마포 등 서울 4곳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이 소각로 정비 등에 들어간다. 4곳 모두 준공한 지 20~30년 된 노후시설이다. 대정비 기간에는 약 한 달간 쓰레기 반입이 중단된다. 양천(4월 15일~5월 21일), 강남(6월 4일~7월 5일), 노원(9월 13일~10월 6일), 마포(10월 21일~11월 28일) 순으로 정비에 들어간다. 소각로 정비는 매년 해왔지만 정비 기간 동안 소각하지 못하는 쓰레기를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 처리했다. 올해부터 직매립 금지로 쓰레기 처리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당장 올 상반기 반입이 중단되는 양천과 강남의 하루 쓰레기 처리용량은 각각 400t, 900t에 달한다. 서울 공공 소각시설 일일 전체 처리용량의 46% 수준이다.
서울의 쓰레기 발생량은 이미 처리 능력을 넘어섰다. 2024년 기준 서울에서 하루 발생하는 종량제 폐기물은 3018t이다. 하지만 시내 4곳 소각장이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2020t 정도에 그친다. 하루 약 1000t의 쓰레기를 자체 처리하지 못하는 구조다. 이 중 583t은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 묻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부족한 물량은 경기·충청 지역 민간 소각시설로 보내 처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정비 기간 동안 9만5000t가량의 쓰레기를 소각하지 못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이중 상당량을 수도권매립지에 예외적으로 직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 소각시설에 보내 처리해야 할 물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정부는 소각시설 가동 중단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직매립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다만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매립 예외 허용 물량이 제한적이라 쓰레기를 제때 처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자원회수시설) 대정비 기간 동안 직매립과 민간 처리를 적절히 분배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쓰레기 처리 장기 대책도 흔들리고 있다. 서울시는 하루 1000t 규모의 광역자원회수시설을 마포구에 새로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이를 접었다. “소각장 건립 절차가 위법하다”며 마포구 주민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서울시는 1·2심 모두 패소했고, 결국 상고를 포기했다.
서울시는 대안으로 기존 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제도상 기존 시설의 처리 용량을 30% 이내에서 늘리는 경우 신규 설치보다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하루 처리 용량이 900t으로 가장 큰 강남 소각장의 경우 250t가량 증설이 가능한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변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혀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월 28일 서울시가 강남 일원에코파크에서 연 주민설명회에는 소각장 직·간접 영향 지역 주민 40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증설을 끼워 넣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가상준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소장은 “자원회수시설 현대화는 주민의 건강권·재산권과 직결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계획 단계에서부터 현대화의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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