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vs 한동훈 빅매치 성사? 그들이 부산행 노리는 이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진검 승부를 벌이는 ‘빅 매치 시나리오’가 부산에서 성사될까.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부산 북구갑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부산시장 본선 후보로 꼽히는 전재수 의원이 16일 출마 선언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그의 빈자리에 또 다른 거물급 정치인이 출마할 가능성이 여야 모두에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조국 대표의 부산 출마설이 불씨를 키워가는 모양새다. 혁신당 관계자는 이날 “북구갑이 공석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 대표에 대한 부산 출마 제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조 대표는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부터 여권 내 공공연한 ‘부산 블루칩’으로 지목돼왔다. 9년 전 부산시장 출마설에 “(출마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논란을 진화했던 조 대표는 지난 3일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 나와서는 “(지난 총선) 부산 연설을 통해 제가 정치인으로 다시 태어난 것 같다”고 했다.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했지만, 부산 북구갑은 이번 재보선 지역구 중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장담하기 쉽지 않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구갑은 부산에서도 양당 지지세가 비교적 팽팽한 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인데, 조 대표로서는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표적 친명 성향 유튜버로 꼽히는 이동형씨는 최근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조국 대표가 부산으로 가고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민주당 지지층의 반발이 호남이나 수도권보다 적을 것”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공교롭게도 조 대표와 최근 소셜미디어(SNS) 공개 설전을 벌인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 북구갑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 전 대표 역시 정치 입문 이후 줄곧 부산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는 점을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한 전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마지막으로 호소한 곳이 부산이었고 전재수 의원 지역구를 제외한 나머지 의석을 모두 얻었다”고 자평했다. 지난 14일에는 아예 고(故) 최동원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11번)가 적힌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을 찾아 “사실상의 출마 선언”으로 평가받았다.
무소속 신분인 한 전 대표 입장에서도 ‘보수의 심장’ 대구보다는 출마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 부산 북구갑의 장점으로 지목된다. 친한계 인사는 “TK 지역은 결집한 지지층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도 어렵다”며 “북구갑은 민주당 의석을 가져올 수 있어 명분이 서고, 중도 표심에도 기대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진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지만, 부산 출마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한 전 대표 주변에 적지 않다는 것이다.

조 대표와 한 전 대표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윤석열의 꼬붕”, “이재명에 아첨한다”며 공개 설전을 재개하면서 두 사람의 부산 맞대결 가능성에 정치권은 더욱 흥미진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24년 총선 때 부산 북구갑에서 전재수 의원(52.7%)과 서병수 전 국민의힘 의원(46.3%)의 격차는 6.4%포인트였는데, 지역에서는 “지역구 관리에 정평이 난 전재수 개인기의 영향이 컸다”(야권 관계자)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문제는 민주당이 조 대표에,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에 북구갑을 양보할 가능성이 현재로서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하더라도 북구갑 재보궐 선거에는 민주당 후보가 나와야 한다”며 “조 대표와 한 전 대표가 모두 나오는 3자 구도, 혹은 국민의힘 후보까지 포함된 4자 구도에서도 단일화 없이 민주당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북구갑 공석 가능성에 대비해 하정우 AI 미래기획수석 영입을 추진했지만 무산돼 새로운 후보군을 찾고 있다. 지역에서는 김두관 전 의원 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한 전 대표 출마 여부와 별개로 후보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민수 최고위원과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불출마할 가능성도 있지 않으냐”며 “아직 단일화 등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박태인·박준규·오소영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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