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죽음이 득 됐다…"아버지도 도청" 모즈타바 실체

전민구 2026. 3. 1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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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옥에 갔다 왔다. "

지난 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한 참가자가 모즈타바의 사진과 그의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 그리고 이란의 영적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버지는 어느 날 조용히, 그러나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란 북동부 종교 중심지 마슈하드. 종교 도시 특유의 엄숙함이 깃든 그곳에서 아버지는 쿠란과 이슬람 사상을 강의했다. 아버지는 단순한 이슬람 성직자가 아니었다. 당시 이란을 통치하던 팔레비 왕조에 맞서는 젊은 종교 지식인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체포와 구금은 낯선 일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여러 번 체포되었고, 심문 과정에서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그에게 ‘권력’이라는 단어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버지를 때리고 감옥에 넣을 수 있는 힘을 가진 무엇이었다.

이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이야기다. 이야기 속 ‘아버지’는 37년간 체제의 중심에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알리 하메네이다.


혁명가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


1950년 2월 16일 이란 테헤란의 상원 의회에서 샤(왕) 취임 선서를 읽는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사진 위키피디아

모즈타바는 1969년 마슈하드에서 알리 하메네이의 4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10년 후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붕괴하자 그는 혁명에 동참한 아버지를 따라 수도 테헤란으로 이주한다. 그는 공화국 고위 인사 자녀들이 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종교 학교 알라비 고등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1987년 무렵 그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합류하며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한다. 전쟁 종료 이듬해인 1989년, 루홀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어 두 번째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버지의 비호 아래 그는 정권 핵심 지도부와 교류하며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성직자의 옷에 감춰진 부와 권력


2019년 5월 31일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 모즈타바가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 사무실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며 비서실장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공식 직책은 맡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이가 그를 “보이지 않는 권력”이라고 불렀다. 2000년대 후반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문건에서는 그를 “성직자의 옷 뒤에 있는 권력(Power behind the robes)”이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문건에는 그가 아버지의 전화까지 도청했으며 사실상 최고지도자의 문지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담겼다.

이란 바깥에 숨겨 놓은 재산이 상당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 29일 모즈타바가 약 1억3800만 달러(약 2024억)에 달하는 영국 런던의 최고급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은 주로 이란의 석유 판매 수익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버지의 ‘순교’…모즈타바는 어디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전격적인 이란 공습을 단행해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사진은 공습 이후 파괴된 관저 집무실(오른쪽 사진) 모습. 왼쪽 사진은 2025년 6월 모습. 사진 구글어스, Airbus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는 자신의 죽음으로 아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했다. 세습 정치에 반감이 큰 상황에서도 아버지가 “순교자”로 인식되며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회의 내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지난 8일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이후 공개 석상에 한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사망설’까지 돌고 있다. 공습으로 큰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12일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첫 공식 성명에서도 그는 얼굴이나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은 채 “순교에 대한 보복을 피하지 않겠다”, “그들의 자산을 똑같이 빼앗고 쳐부수겠다”며 피의 복수를 선언했다.

‘순교자의 아들’ 왕관을 쓴 모즈타바는 이란인들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을까. 그의 복수는 세계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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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죽음이 득 됐다…"아버지도 도청" 모즈타바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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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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