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에 바닥난 에틸렌… 조선·건설·반도체 줄줄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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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 및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그 여파가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나프타에서 추출하는 에틸렌 생산량이 줄어들자 에틸렌을 원료로 활용하는 조선·자동차·건설·전자 등 전방산업이 연쇄적으로 유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에틸렌 수급 차질은 중동발 나프타 원료 수입이 중단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 조선을 비롯해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산업에도 줄줄이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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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체, 2주 내 에틸렌 소진”
플라스틱·건설자재도 품귀 우려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 및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그 여파가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나프타에서 추출하는 에틸렌 생산량이 줄어들자 에틸렌을 원료로 활용하는 조선·자동차·건설·전자 등 전방산업이 연쇄적으로 유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중동발 원자재 리스크가 일시적 충격을 넘어 공급망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을 회원사로 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최근 산업통상부에 에틸렌 물량 확보 관련 지원을 요청했다. 조선소에서 거대한 강철판을 배 모양에 맞춰 정교하게 자르거나 가공할 때 에틸렌 가스가 쓰이는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에틸렌 생산을 줄여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정부에 SOS를 친 것이다. 에틸렌 수급 차질은 중동발 나프타 원료 수입이 중단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 공급되는 나프타는 절반가량은 수입되고 나머지는 기업들이 원유를 수입, 정제해 생산한다. 원유, 나프타, 에틸렌으로 이어지는 석유화학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그 여파가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재고 물량을 활용해 당장의 급할 불을 끄고 장기적인 대책도 함께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석화 기업들은 수입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나프타 공급이 막히자 이미 연이어 고객사들에 공급 불가를 의미하는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한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져 수입 재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말쯤 실제로 공급 불가를 선언하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 조선을 비롯해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산업에도 줄줄이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은 이르면 2주 안에 비축해 놓은 에틸렌 물량이 소진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절단용 에틸렌 가스를 액화석유가스(LPG)로 교체하는 방법이 있지만 연소 시 온도가 낮아 작업 속도가 느려지거나 정밀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선박이 바닷물에 부식되는 걸 막기 위해 입히는 에폭시 도료의 주원료도 에틸렌 계열이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필수인 단열재에도 에틸렌과 프로필렌 기반의 화학 제품이 투입된다.
이밖에 비닐봉투와 플라스틱 용기 등의 원료인 폴리에틸렌(PE), 파이프·창틀·바닥재 등 건설자재에 들어가는 폴리염화비닐(PVC), 태양광 패널 시트 소재인 에틸렌초산비닐(EVA) 등이 에틸렌을 가공해 만들어진다. 에틸렌 품귀 사태가 길어지면 다른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도체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의 핵심인 포토레지스트(PR) 소재와 세정제 등에 에틸렌이 기초 소재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당장은 재고가 있고 공급망이 분산돼 있어 큰 영향은 없겠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산 차질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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