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을새김] ‘사법 개혁’과 임대차 3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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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사법 3법 처리 과정은 2020년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처리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자기 확신에 가까운 신념, 부작용을 개의치 않는 전면적인 선(先)입법 방식이 그렇다.
민주당이 임대차 3법을 강행했던 건 몇 가지 배경이 있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 포함 180석의 압도적인 여대야소를 구축한 민주당은 임대차 3법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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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사법 3법 처리 과정은 2020년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처리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자기 확신에 가까운 신념, 부작용을 개의치 않는 전면적인 선(先)입법 방식이 그렇다.
민주당이 임대차 3법을 강행했던 건 몇 가지 배경이 있다. 부동산은 민주정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정부 역시 정권 초 잠시 주춤한 듯했으나 이내 부동산가격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 포함 180석의 압도적인 여대야소를 구축한 민주당은 임대차 3법을 선언한다. 얼마나 전격적으로 처리됐는지 당시 야당 원내대표는 사석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민주당에 법안 처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대신 시장 파급력이 클 수 있으니 시범지역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도대체 듣지 않더라.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물었지만 딱히 답은 없었다.”
2020년 7월 임대차 3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 올리면서 2021년 부동산값이 껑충 뛴다. 2000년 이후 전국·서울 부동산매매가격 증가율은 2002년 16.4%·22.5%, 2006년 11.6%·18.9%에 이어 2021년이 9.9%·6.5%로 세 번째로 높았다. 신규 계약자의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전세의 월세화가 처음 유의미하게 등장했다.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화에 기여한 면도 있지만 전세 시장이 축소되며 구조적 변화의 초입에 들어섰다. 전국 월세 비중은 2020년 40.7%에서 2022년 51.0%로 상승하며 처음 전세 비율을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은 금리와 공급,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현재 집값에 임대차 3법 영향을 따지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확신에 가득 차 도입했던 법안들이 향후 수년간 부동산에 겪어보지 못했던 충격파를 던진 건 분명하다. 문재인정부의 실패 원인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는 따져보면 민주당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
장황하게 임대차 3법 이야기를 다시 꺼낸 건 지금 사법 3법 도입 과정이 그때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개혁을 외치는 정부 아래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집권당이 더욱 선명한 입법에 나섰다. 야당 의견은 이번에도 무시됐다. 핵심 지지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도 닮아 있다.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는 시행 첫날부터 정치소원제와 정치왜곡죄로 변질됐다. 당·정·청이 한목소리로 압박했던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왜곡죄로 고발됐다. 각각 대출사기 혐의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이 재판소원 청구 방침을 밝혔다. 수사·재판을 담당한 경찰·검찰·판사에 대한 줄소송(법왜곡죄)이 가능하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다시 재판소원을 내 4심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사법 비용의 증가는 당연하고, 공직자의 대응 여력은 부족할 것이다. 권력자의 입막음 소송은 증가하고, 정치 권력의 사법 압박 강도도 높아질 게 뻔하다. 시스템이 안정화되려면 수많은 판례와 결정례가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수년이 소요될 것이다.
민주당은 “문제가 생기면 그때 고쳐도 된다”고 말한다. 이런 식의 입법은 곤란하다.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만일의 만일’까지 대비해야 하는 게 국가 설계도를 그리는 입법 권력이 해야 할 일이다. 부동산 문제가 없었던 문 전 대통령과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가 잔존해 있다. 이 법안들, 또 강행 처리 목전인 검찰개혁 법안 후과에 이 대통령이 질 정치적 부담은 문 전 대통령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강준구 정치부장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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