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초연금 개혁 서두르되 재정 부담 늘리지 말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SNS에서 기초연금 수급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기초연금 제도 개편을 거론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지급액은 유지하고, 향후 증액분에 대해 ‘하후상박’으로 차등을 두는 방식을 제시했다.
사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기초연금도 대수술이 불가피해졌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35조원 수준인 기초연금 지급 총액이 2031년에는 38조5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6년간 기초연금 지급 예상액을 모두 더하면 220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재원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기초연금은 전액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지급한다. 결국 현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세금을 내는 세대가 모든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에 이어 기초연금도 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세대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다.
그동안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상당수 연금 전문가들은 제도 개편안으로 ‘하후상박’ 모델을 제시해 왔다. 가난한 노인에겐 더 많이 지급하되,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에겐 적게 주는 방식이다. 지금은 일부 감액 대상을 제외한 기초연금 수급자들에게 같은 금액을 주지만, 앞으로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제안이다.
다만 기존 기초연금 지급액을 포함해 전면적인 재조정을 하느냐, 앞으로 증액분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하후상박을 적용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다. KDI 등이 제시한 방향은 기존 지급액을 포함한 전면적인 재조정이었다. 그렇게 해야만 기초연금의 재정 부담을 더 늘리지 않고도 가난한 노인의 생활보장 기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도입된 기초연금은 과도한 재정 부담으로 인해 갈수록 한계에 부닥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기초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것은 각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신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들에게 주는 돈을 줄이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정말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게 합리적이다. 정치권은 당장의 표 계산에 연연하지 말고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는 책임감을 갖고 기초연금 개혁에 나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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