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파리서 '관세 안정' 합의…확전 자제 기조 확인
중국 무역대표가 16일(현지시간)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관세수준 안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관세율을 유지하면서 일단은 휴전 기조를 다시 확인한 셈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청강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미국과의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 이틀째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상황에서의 양자 관세와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지난 하루 반 동안 깊이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를 진행해 일부 의제에서 초보적 공감대를 이뤘다"는 리 대표의 발언을 전했다. 이번 파리 회담은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한 이후 양측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였다.
회의에선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도 논의됐다. 해당 법안은 외국 정부의 부당한 무역 관행이 포착될 경우 고율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대통령 승인 하에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중국 등을 대상으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관련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리 대표는 "(미국의) 일방적 조사에 반대한다"며 "관련 조사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 판결 이후 무역법 122조를 들어 150일 한시 10%의 글로벌 관세를 다시 부과한 상태다.
미국은 중국이 걸프 지역에서 에너지 상당량을 수급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맞섰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해관계가 있는 중국이 이란의 봉쇄를 푸는 데 미국과 공동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회의 후 "중국은 에너지 수요의 약 50%를 걸프 지역에서 공급받는다"며 "(회담에서) 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미·중 무역위원회'와 '미·중 투자위원회'라는 새로운 공식 메커니즘 설치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한다. 이는 국가 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양국 간 교역을 균형 있게 확대하고, 발생하는 투자 분쟁을 실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 회의는 이달 말 방중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사전 준비 성격도 있었으나 리 대표는 정상회담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베센트 장관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전쟁 지휘를 위해 워싱턴DC에 남기를 바란다면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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