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트럼프 요청에 신중 모드…"호르무즈 개방은 나토 임무 아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위 ‘안보 청구서’에 대해 명확한 확답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스타머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서 열린 오일 쇼크 대책 발표 연설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이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고 경제 충격을 완화할 실행 가능한 집단 계획을 세우려 유럽 파트너를 비롯해 모든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단독 파병보다는 국제적 협력을 통한 해결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스타머 총리는 이번 사안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연계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명확히 해두자. 이는 NATO의 임무가 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여겨진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병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나토 체제를 고리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해석된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파병 여부에 대해서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그는 "파병 결정이 총리로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서 "어떤 압박을 받든지 영국의 이익을 위해 확고히 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향후 대응 원칙으로 자국민 보호와 동맹국과의 협력을 제시하면서도 "더 확대된 전쟁으로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확전 방지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대책도 함께 내놓았다.
난방유 의존 취약계층에 5,300만 파운드를 지원하고 에너지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가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에너지 기업들이 전쟁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폭리를 취해서는 안 된다"며 유류세 인하 기간 연장 등 민생 안정책을 강조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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