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4개 산업서 10만명 AI 대체 전망
무인매장·로봇 기반 스마트 물류
종합소매업 4만명 최대 감소 예상
일부 산업 청년층 중심 고용 감소
AI 확산 초기… 점진적 조정 통해
대량 실업 없이 변화 가능 전망도

2030년까지 국내 주요 산업에서 약 10만명의 일자리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AI와 디지털 전환 확산으로 일부 업무가 자동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인 매장과 로봇 자동화 속도가 빠른 종합 소매업에서 약 4만명, 소프트웨어 개발업에서는 약 3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에서 AI가 앞으로 얼마만큼의 고용을 대체할 것인지 구체적 규모를 전망한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연구원은 ‘고용영향 사전평가 2025 AI·디지털 전환’ 보고서를 통해 24개 산업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의 고용 변화를 분석했다. 가장 큰 감소가 예상되는 산업은 종합 소매업이다. 지난해 약 23만명 수준인 고용 규모는 2030년 19만명 수준으로 줄어 4만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인 매장과 고도화된 셀프 계산대, 로봇 기반 스마트물류가 확산하면서 계산원과 단순 매장 관리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IT 산업의 핵심 분야인 소프트웨어 개발업 역시 고용 감소가 예상됐다. 지난해 약 45만명 수준인 고용 규모는 2030년 42만명으로 3만명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생성형 AI 기반 코딩 보조 도구 확산으로 개발자 1인당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단순 코딩 중심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육상여객 운송업은 운수업자의 고령화, 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고용 규모가 현재의 23만5000명에서 21만50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통신업 역시 챗봇 도입으로 인한 고객센터 상담 인력 대체 등으로 1만명 가까이 줄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를 총괄한 길은선 산업연구원 인구전략연구실장은 “대량 해고나 급격한 구조조정이 아닌 기술 변화에 따른 완만한 수준의 고용 조정을 가정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AI 충격파에 따른 고용 감소가 일부 산업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AI에 따른 일자리 대체가 진행 중인 산업군으로는 생성형 AI 등장 이후 고용이 감소한 일부 IT 업종과 광고·디자인 업계가 지목됐다. 취업 입문기로 분류되는 25~29세 소프트웨어 개발자 일자리는 지난해 8월 기준 약 3년 사이 1만개 가까이 감소했다.
생성형 AI에 대체될 위험이 큰 일부 직종에서 청년층 공공 일자리 채용이 늘어난 점은 오히려 민간 분야에서 채용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계·경리 사무원, 고객 상담 및 모니터 요원 등에서 청년층(15~29세) 채용이 늘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천경록 예정처 인구전략분석과 경제분석관은 “이들 통계 상당수는 고용노동부 ‘고용24’ 등 정부 취업 지원 사업이나 공공 근로를 통한 임시·단기 일자리”라며 “민간에서 흡수되지 못한 청년 인력이 공공 일자리로 이동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당장 AI에 따른 고용 붕괴가 발생한다는 전망에 대한 신중론도 있다. AI가 현장에 완전히 안착하기까지 시차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AI 기업 앤트로픽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수학 분야에서 거대언어모델(LLM)이 침투할 수 있는 이론적 여지는 94%, 사무·행정 분야는 90%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클로드 AI가 이들 업무에 적용되는 비중은 30%대였다.
이러한 간극은 고용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기업들이 지금까지는 기존 숙련 인력을 유지한 채 AI를 업무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예정처 분석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후 작가나 통·번역사 등 ‘AI 고노출 직군’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 연령대에서 오히려 증가하거나 기존 성장세를 유지했다.
길 실장은 “아직 AI 확산이 초기 단계인 만큼 추후 다양한 가능성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 분석이 필요하다”며 “해고 등 직접적인 노동 대체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지만 점진적인 내부 조정을 통해 대량 실업 없이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테크이슈팀=심희정 양한주 김혜지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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