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정해졌는데 왜 모였나"… 검찰개혁 토론회, 고성만 오갔다

류승연 2026. 3. 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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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보완수사권 존폐 두고 평행선… "검찰 수사권 있어도 수사 안 해" - "보완수사 10% 직접 처리 중"

[류승연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검찰개혁추진단 주최로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6.3.16
ⓒ 연합뉴스
검찰개혁 토론회가 참석자들의 회의감과 고성 속에 마무리됐다. 검사 보완수사권 존폐를 두고 찬반 의견을 낸 전문가들은 "어차피 결론은 정해놓은 것 아니냐"며 토론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무기력 속에 논의는 날 선 발언으로 또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어차피 입법부가 결정할 텐데"… 무력감 속 설전만 오간 검찰개혁 2차 토론회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주최로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와 유지 측으로 참여한 발제자·토론자들이 공통적으로 내비춘 건 회의감이었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오기 싫었다. 여기서 얘기를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며 "앞서 다른 자리에서 공소청 법안이 검찰청법과 거의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더 말하지 않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무기력은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측에서도 나타났다. 김상현 고려대 교수는 "이런 토론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이라며 "지난해 12월 (추진단이 연) 토론회에서 발제자로서 중대범죄수사청을 설계할 때 직제를 이원화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검찰개혁추진단이 처음 낸 안에 반영돼 높게 평가했는데, 그 다음 검찰개혁 자문단의 자문위원 6명이 기자회견을 했다(직제가 일원화됐다), 숙의를 거쳐 하기로 했으면 해야지 이건 반민주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후 민주당으로 달려가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금 여기 계시는 토론자 두 분도 같이 나갔다"며 "(직제를 일원화 하기로) 결론을 바꾸면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어차피 입법부에서 통과시켜야 하니 (입법부)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럴 거면 추진단을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에 넣어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 발언이 이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측 토론자였던 김재윤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 윤동호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를 사실상 '직격'한 꼴이 되면서 세 교수가 얼굴을 붉히고 설전을 벌였다.

특히 김 교수는 김 원장이 자신의 발제문을 반박하는 내용을 토론문에 싣자 "인격 모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김 원장은 "그게 공격하려고 하는 게 아니지 않냐, 학계에선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이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도 학자의 소신대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토론 사회를 맡았던 김한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제가 학술 행사나 학회를 30년 넘게 다녔는데 이렇게 발제자분들이 흥분하시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김 부원장이 "복싱이나 권투 시합이 아닌, 합리적 방안을 찾기 위한 자리인 만큼 논의에 집중해달라"고 거듭 중재에 나선 뒤에야 고성은 가까스로 잦아들었다. 하지만 한껏 무거워진 분위기는 토론회 내내 이어졌다. 합리적 대안을 찾겠다던 토론회는 전문가들 사이 깊은 의견 차이만 확인한 꼴이 됐다.

"검찰, 이의신청서 읽지도 않고 핑퐁" vs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논리 베꼈나" 설전

이날 쟁점이었던 보완수사권 존폐에 대해서도 양측은 극명한 시각 차이를 보였다. 경찰에서 20여년간 수사 경력을 쌓아 온 수사과장 출신 강동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형사소송법상 근거도 없는 보완수사권은 사실상 '송치 이후 원점 수사권'에 불과하며, 통제받지 않는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직접 보완수사권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검찰은 대다수 보완수사를 직접 하지 않고 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검찰로 자동 송치되도록 하는데 오히려 검사가 수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이의신청서를 읽지도 않고 '경찰이 사유를 판단해달라'고 되돌려 보내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검찰처럼 막강한 기소·수사권을 한 수사기관이 가진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하다고도 했다.

반면 대검찰청에서 형사정책팀장, 검찰연구관 등을 지낸 김상현 교수는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보완수사를 기피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체 기록 대비 검찰 보완 수사 기록 총량이라는 통계가 있다. 검찰이 10% 이상을 직접 처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변호사이기도 한 김 교수는 "미국은 직접 수사 인력을 굉장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도 (검찰 수사가) 인정된다"며 "검찰의 직접 수사를 부정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창렬 검찰개혁추진단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 11일 대한변호사협회에서의 첫 토론회에 이어 오늘이 두 번째 토론회"라며 "검찰개혁의 대원칙은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국민 권익 보호다. 공급자인 정부가 아닌 수요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안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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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두고 법조계 '격돌'... "수사 마비 우려" vs. "검찰개혁이 먼저" https://omn.kr/2hbvf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열린 검찰개혁추진단 주최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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