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과 차원 다른데... JTBC, 북중미월드컵도 독점중계?

스포츠저널리즘연구회 2026. 3. 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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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합리적으로 지상파 3사와 배분해야

한국스포츠저널리즘연구회는 스포츠 현상을 비평하고, 대안 담론을 생산하는 모임입니다. 토론 불모지의 한국 스포츠 풍토에서 다양한 가치와 합리적 비판이 경쟁하는 공론장 구실을 지향합니다. <기자말>

[스포츠저널리즘연구회]

 중앙그룹은 스포츠 비즈니스 자회사인 피닉스 스포츠가 2026 북중미월드컵과 2030 100주년 월드컵, 2027년 여자월드컵 대회의 한국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 중앙그룹
- 1부 <동계올림픽 중계 jtbc만 욕할 수 있나>(https://omn.kr/2hadn)에서 이어집니다.

사회자: 그럼 대안을 놓고 얘기를 해보자. 당장 6~7월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데, 월드컵은 동계올림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대회다. 중계권 규모도 훨씬 크다. 이번 동계올림픽 중계권사인 JTBC와 지상파 3사의 대립 구도 또한 진짜 싸움인 월드컵 중계권 배분을 앞두고 일어난 전초전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세훈: 민간의 아이디어까지 합쳐진 거버넌스(협치) 방식의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식으로 시장에 맡겨 놓을지, 정부가 개입해야 할지 아니면 정부와 시장, 시민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거버넌스가 구축이 돼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무조건 공짜로 봐야 한다는 것도 사실 우리나라 환경에 맞지도 않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조정하고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김완태: 거버넌스 쪽에서 정비하자는 아이디어도 좋다. 그런데 항상 고민이 되는 게 그 재원이 문제다. 지금 방송 3사는 재원이 그렇게 충분치가 않다. 반대로 대형 경기에 대한 중계권료는 엄청나다. 월드컵 중계를 JTBC가 발표한 적은 없지만, 1억 달러를 훌쩍 넘어간다면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다만 국부 유출이라고 하기보다는 사고를 좀 확장할 필요가 있다.

과거 농구단 단장으로 있을 때 아시아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아시아 쿼터제를 제안한 적이 있다. 줄기차게 주장했는데, 그 뒤 10년이 지나 시행이 되고 있다. 처음 그런 말을 했을 때 우리나라 선수들의 뛸 기회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한국농구연맹(KBL), 지도자, 선수 학부형들의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한국 농구를 알리고, 우리나라 선수나 지도자들이 밖에 나가 뛸 기회는 더 많아진다.

국부 유출이라기보다 불필요한 비용 들이는 게 문제

사회자: JTBC가 발표한 적은 없지만, 2026·2030 월드컵 패키지로 2억 7천 만 달러(3700억)를 지출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매우 큰 돈이지만, 나라 전체의 경제력을 뜻하는 국부의 유출이라는 표현은 지나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김세훈: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옛날 표현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우리가 국제적으로 상품을 살 때 합리적으로 사야 한다. 우리 내부가 싸우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못 사면, 밖의 시장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살 수밖에 없다. 우리 내부의 의견 일치가 안 이루어지면 가격이 높아진다. 글로벌 호구가 되는 것이다.

오태규: 국부 유출이라는 단어를 안 써도 좋다. 하지만 국내의 과도한 경쟁이나 독점욕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는 것은 문제다. 안 내도 될 돈을 내는 거 아니냐. 컨소시엄을 만들거나 서로 협의해서 한다면 다르다. 예를 들어 그 나라의 인구 규모, 전체 방송 시간에 비해 합리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상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적정한 가격으로 사 오면 된다. 중계권 자체가 올라가든 안 올라가든 비효율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두 배, 세 배로 낸다면 바보가 된다. 앞으로는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들을 잘 연구해서 협상해야 한다.

김세훈: 중계권 구입을 위해 일정 액수 이상의 돈을 내고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는 방송사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종편도 JTBC나 TV조선, 채널A 등이 자존심 때문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이고, 나머지는 지상파다. 지금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권 문제를 잘 풀어나가는 나라들의 유형을 연구해서 조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이전투구로 하면 다음에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된다.

사회자: 중계권 문제는 과거에도 방송사 간 이권 싸움의 역사가 있지만, 새로운 모델에 대한 합의를 다시 희망할 수밖에 없다.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현재 JTBC가 갖고 있는 북중미 월드컵 문제로 초점을 맞춰보자.

오태규: 일단 중계권료는 지급됐고, 중계권은 JTBC 수중에 있다. 그런데 월드컵의 경우 사실 KBS, MBC도 하고 싶어한다. SBS는 재정적으로 어려워 약간 고민인 것 같다. 그렇다면 방송국들이 모이고, 필요하면 정부도 좀 가세해서 한다. 이번 월드컵 중계는 좀 더 많은 국민이 보고, 방송사들이 싸우지 않고, 서로 손해도 줄이면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석 달밖에 안 남았다. 방송사들이 나름대로 해법을 찾아보고, 그 후에 영국처럼 공영방송이 어느 정도 보장을 받든 그런 (법 개정은) 추후에 하면 좋겠다. 일단 이번 월드컵 축구 대회를 더 많은 국민이 더 편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해설자가 제일 잘 했냐 따지는 참담한 현실

사회자: 만약 JTBC와 지상파 3사가 합의하더라도, 한국팀 경기 중계는 4개 방송사가 똑같이 할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어떻게 조정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오태규: 한국의 스포츠 중계의 가장 큰 문제는 한국 게임을 모든 채널이 다 한다는 것이다. 채널 돌려도 A, B, C 방송사가 한국 경기를 보여준다. 한국전에 광고가 많이 붙으니까 중복되더라도 이렇게 하겠지만, 각자 다양하게 중계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에 한국팀 경기를 중계권을 가진 채널별로 나눠서 하는 시스템이라도 한번 만들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JTBC가 선호 한국 경기를 먼저 고르고, 나머지 경기는 추첨할 수도 있다. 과거처럼 모든 방송사가 한국전에 달려든다면, 어느 채널을 틀어도 해설자만 바뀌는, 그래서 한국 선수들이 어떻게 잘 뛰느냐가 아니라 어느 해설자가 제일 잘 방송했느냐를 비교하는 기사가 나오는 참담한 현실을 좀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드리블하고 있다. 2025.6.10
ⓒ 연합뉴스
김세훈: 저는 반대의 방식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각 방송사가 한국 예선 3경기를 모두 다 중계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신 JTBC는 3경기 한국 중계권 기본에다가 토너먼트 경기 때마다 플러스 가격을 매겨서 팔 수도 있을 것이다. 시청자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다. 한 방송사 해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한국 경기를 한 방송사가 중계하기보다는 한국 경기에 관심이 큰 만큼 조별리그 세 경기의 기본 가격을 매기고, 한국전 외에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큰 경기는 한국 경기와 끼워 팔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결정하면 방송사들이 알아서 자기네가 하기로 한 경기를 열심히 경쟁적으로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합의가 안 되면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해서 가능한 한 한번 그림을 좀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사회자: 정부가 관여한다고 했을 때 과연 관여한다고 통할지... 아예 관여한다는 자체가 맞는지 의문이다.

이번 기회에 중계권 문제 더 공론화 해야

장익영: 저는 처음 이런 토론 주제, 담론이 나왔을 때 왜 우리가 여기서 논의를 해야 하는지 두 가지를 생각했다. 사실 이것은 JTBC가 나름 자기네들이 어떤 의사 과정을 통해 결정한 것이다. 사업적으로 돈을 벌든지, 방송 3사든 어디에든 재판매를 하든지, 그 사람들이 판단해서 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과연 정부가 이런 부분에 간섭할 수 있는 의제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은 JTBC가 2032년까지 월드컵과 올림픽의 중계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느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이미 그 선은 넘어선 상황이다. 지금 중계권 협상의 초기 단계라면 모르겠지만, JTBC가 이미 돈 다 냈고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JTBC가 어떻게 규칙을 정하느냐에 따라서 결국 지상파도 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JTBC가 '우리는 무조건 한국 게임 할 테니까 다른 방송 3사는 한 게임씩 해, 우리는 무조건 세 게임 다 간다'라고 한다면 할 수 없다. 지상파 3사는 하나씩만 하는 것이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JTBC가 규칙을 정한다. 이미 사 놓은 상태에서 협상의 주도권은 JTBC에 있다.

사회자: 보편적 시청권 관련 방송법을 보면 중계방송권자는 일반 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업자에게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하여야 한다(76조)라고 규정한다. 또 중계방송권 확보에 따른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중계방송권 계약에서 방송사업자 또는 중계방송권자 등에게 공동계약을 권고하고 있다(76조의 4). 과다한 중복편성에 대해서도 시청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매체별 순차 편성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한다(76조의 5). 방송사 간의 자발성을 촉구하는 이런 규정에는 최소한 JTBC와 방송 3사 간의 월드컵 중계권 협상이 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장익영: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밖에는 없다. 또 JTBC도 역할을 잘 해야 한다.

김세훈: 제가 취재한 바로는 JTBC가 금전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에 월드컵마저 혼자 하겠다고 하면 수지를 맞추기가 엄청 어려울 것이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를 보며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1.25
ⓒ 연합뉴스
오태규: 영화 필름을 거꾸로 돌리는 식으로 한번 생각해 보자. 지금 결론이 이렇게 났기 때문에 JTBC가 주도권을 쥐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애초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보고, 컨소시엄 참여 방송사별로 어떻게 나누는 게 합당한지 따져보는 것이다. 돈 많이 질러서 따냈으니 JTBC가 주도권을 쥐는 것은 가장 쉬운 해결책이다.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딴 것이라고 가정하면 중계권 협상을 풀어나갈 때 갈등을 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자: 이제 정리를 하자. 차후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권 구매는 몇 년 뒤 다시 시작될 것이다. 그때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계권 협상 초기 단계부터 합리적으로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토론이 이뤄지고, 여론 시장이 형성됐으면 좋겠다.

장익영: 첨언하면, 이 문제는 사실 만날 얘기됐던 것이다. 그런데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이 더 문제다. 오히려 이 이슈를 더 공론화하는 게 필요하고 본다. 많은 분이 어떤 사건이 터져야 알지, 그렇지 않으면 잘 모른다. 스포츠 부문에서 논쟁적 토론이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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