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日 다카이치 “대응 방안 검토”

김현예 2026. 3. 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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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함 파견을 공개 요청한 데 대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필요한 대응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야당 의원으로부터 미·일 정상회담에서 함선 파견 요청이 있을 경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선박 호위 요청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일본 법률 범위 내에서 어떻게 일본 관련 선박 및 승무원의 생명을 지켜나갈지, 무엇이 가능한지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는 19일로 다가온 미·일 정상회담에서 중동 정세와 관련해 “사태의 조기 진정화를 위한 일본의 생각과 입장을 포함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 역시 이날 오전 회견을 통해 자위대 파견 요청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해 “미국을 포함한 관계국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현 상황을 잘 고려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약 30분에 걸쳐 전화회담을 가진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은 이날 예산위원회에서 “현 시점에서는 자위대 파병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 관련 선박 보호에 대해서는 인명이나 재산 보호 등 특별한 필요가 있을 경우 자위대법에 근거한 ‘해상 경비 행동’에 따라 할 수 있지만, 현재 이란 상황을 고려해 어떤 대응을 할지는 보류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도 보류하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 파견 요구가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법적 근거를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 떠오르고 있는 대안은 조사·연구 목적으로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하는 ‘아베 모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시절인 2019년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 참여 요청을 받았지만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일본은 방위성 설치법의 ‘조사 연구 임무’에 근거해 2020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오만만 등에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파견해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일본이 적극적으로 선박을 파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한편 방위성은 앞선 미·일 국방장관 전화회담에서 미국 측이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현지 동향과 전망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에 대해 중동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국제사회에 중요하다는 인식을 밝혔다. 방위성은 미·일 국방장관 전화회담에서 양국이 군함 파견을 논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중동 정세가 주일미군 태세에 변경을 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했다고 한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미국 정권이 미 해군 사세보 기지 강습 상륙함과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해병대 약 2500명을 중동에 파견한다고 보도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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