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붕괴' 中 탁구, 홈에서 끔찍한 대참사…남·여 모두 우승 실패→"이렇게는 못 버틴다" 심각한 위기론

김현기 기자 2026. 3. 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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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만리장성'으로 표현되는 중국 탁구가 무너지고 있다.

자국에서 열린 월드테이블베니스(WTT) 상급 대회에서 남·녀 단식 모두 우승을 놓치며 그야말로 망신을 당했다.

남자부에선 유럽과 일본이 중국 탁구의 아성을 상당히 붕괴시킨 상태다. 이어 올해 들어선 여자부에서도 일본, 그리고 중국 대표로 뛰다가 마카오로 대표팀을 바꾼 선수에게 패퇴하는 중이다.

이변의 신호는 여자부에서 먼저 나왔다. 중국 충칭에서 15일 끝난 'WTT 챔피언스 충칭 2026' 대회에서 일본의 17세 탁구천재 하리모토 미와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하리모토는 정확히 1시간00분35초 혈투 끝에 세계 5위 콰이만(중국)을 4-3으로 누르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선 부상에서 돌아온 세계 1위 쑨잉사가 8강에서 콰이만에 덜미를 잡히고, 한국과 일본 선수들에게 킬러로 악명 높은 왕만위(2위)가 첫 판에서 최근 실력이 급성장한 21세 일본 대표 오도 사쓰키에게 0-3으로 참패하는 등 중국 톱랭커들이 죽을 썼다.

오도는 8강에서 세계 7위인 또다른 중국 강자 천위도 제압했다.

홈코트 충칭에서 열린 대회여서 쑨잉사, 왕만위 등의 충격패가 더욱 눈에 띄었다. 하리모토가 4강에서 오도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더니 결승에서 콰이만을 꺾고 우승했다. 

중국은 올해 첫 대회인 챔피언스 도하 대회에서 쑨잉사가 불참한 가운데 왕만위가 8강 탈락하고, 결승에선 천싱퉁이 과거 중국 대표였다가 2023년 마카오로 대표팀을 바꾼 주위링에 패해 패권을 놓쳤다.

지난달 챔피언스보다 한 등급 높은 WTT 최상위권 대회 싱가포르 스매시에서 쑨잉사가 우승, 왕만위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 숨 돌리는 듯 했으나 이번에 하리모토, 오도 등 일본의 어린 선수들에게 연패하며 치욕을 맛 봤다. 중국 넷이즈는 "여자단식에서 4년 만에 안방 경기 우승을 내줬다"며 "중국을 맹추격하고 있는 일본에 여러번 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리모토는 부모가 모두 일본으로 탁구 선수 및 지도자를 하러 온 중국인이다. 하리모토의 5살 오빠인 하리모토 도모가즈도 남자단식 세계 4위일 정도로 탁구 실력이 빼어나다. 하리모토는 가족 4명이 모두 2014년 귀화,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 중국 탁구 입장에선 우승을 누구보다 내주기 싫었던 하리모토에게 안방에서 참패한 셈이 됐다.

이어 열린 남자부 결승에선 중국의 마지막 희망이 유럽 최강자에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세계랭킹 5위로, '프랑스의 탁구 천재' 형제 중 동생인 펠릭스 르브렁이 와알드카드로 이번 대회 참가한 19세 원루이보(27위)를 4-1로 완파한 것이다.

중국은 남자탁구에서 이미 세계 1위 왕추친 홀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유럽과 일본의 도전에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왕추친이 이번 대회 8강에서 일본의 18세 왼손잡이 천재 마쓰시마 소라에 2-4로 충격패, 조기 탈락한 가운데 3위 린스둥이 불참하면 일찌감치 남의 잔치가 될 것이 유력했다.

그나마 19세 신예 원루이보가 준준결승에서 린윈쥐(대만·6위), 준결승에서 하리모토 도모가즈(일본·4위)를 누르면서 깜짝 우승에 도전했으나 르브렁에 힘을 쓰지 못했다.

중국 탁구계도 남자부의 약세에 대해선 심각함을 인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 파리 올림픽 2관왕 뒤 국제무대에서 은퇴했으나 지난해 중국 전국운동회(전국체육대회)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왕추친, 린스둥을 연파하고 금메달을 따낸 판전둥을 올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 멤버에 집어넣으면서 2년 뒤 LA 올림픽을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펠릭스와 알렉시스 등 르브렁 형제를 비롯해 트룰스 뫼레고르(스웨덴), 베네딕트 두다, 당치우(이상 독일)를 앞세운 유럽세, 중국이 벌벌 떨고 있는 브라질 강자 우구 칼데라누, 그리고 하리모토 도모가즈와 마쓰시마를 앞세운 일본의 협공이 만만치 않아 향후 메이저대회에서의 성적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혼합복식에선 임종훈-신유빈 조를 앞세운 한국에 이미 주도권을 넘기는 등 복식 종목도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중국 탁구가 건재를 알릴지, 댐이 무너지듯 순식간에 무너질지 전세계 탁구팬들의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  

사진=신화통신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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