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권익 대변한다더니...농아인협회 간부들의 비리와 부패

유창재 2026. 3. 1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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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특별감사 통해 부적절 사항 23건 적발... 국고보조예산 3억원 지급 보류키로

[유창재 기자]

 보건복지부가 고위간부의 부적절한 행위 등 문제가 발생한 한국농아인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및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사업을 점검하여, 한국농아인협회 17건, 중앙수어통역센터 6건 등 모두 23건의 부적절한 사항을 발견하고 기관경고 13건, 시정 9건, 통보 16건 등 49건의 처분을 시행하였다.
ⓒ 한국농아인협회 누리집 갈무리
국내 청각장애인 등의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농아인협회가 수아통역사의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참여를 막거나, 수천만원의 예산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는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올해 국고보조금 3억 원의 지급을 보류하기로 했다.

16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한국농아인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및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사업 점검 내용을 보면, 농아인협회에서만 17건, 통역센터 6건 등 모두 23건의 부적절한 사항이 나왔다. 이에 복지부는 해당 기관경고만 13건, 시정 9건, 통보 16건 등 49건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복지부가 범죄 혐의가 의심돼 수사기관에 의뢰한 것은 3건이다. 협회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장애인생활체육회 관련 행사 등에 수어통역사의 참여 금지를 지시해 장애인의 의사소통 지원을 방해한 사실과 협회 예산으로 고위간부에게 약 3000만 원 상당의 고가 선물 제공한 의혹, 세계농아인대회의 불투명한 예산 운용 등이다. 복지부는 수사결과에 따라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임원의 결격사유 해당 여부, 재발방지 및 개선계획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수사의뢰와 별도로 부적절한 사항에 대해서는 협회 처분을 요구했다. 먼저 협회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 협회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소집은 회의목적을 명시해 7일 전에 해당 이사에게 문서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11월, 2020년 12월, 2021년 1월에 개최한 이사회는 일부 이사에 소집통지를 하지 않아 유효한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2024년 1월에 개최한 두 건의 이사회(1월 9일, 1월 29일)는 무효인 선거관리규정에 근거해 당선된 적법한 자격이 없는 이사들이 참석해 진행됐다.

이에 복지부는 이사회가 절차와 요건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기관경고 했다. 또 관련자 조사 및 상벌위원회 개최, 효력이 문제된 의결사항에 대한 조치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외유성 해외여행도 적발됐다. 협회는 2023년 세계농아인협회 운영 예산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비를 따로 관리해왔으나 당초 목적과 무관하게 해당 예산을 사용했다. 당시 협회 간부들이 2023년 10월~11월 사이 태국 치앙마이 여행을 하는데 예비비를 사용한 것. 협회는 정관에 따라 국내외 장애인 복지단체 교류사업을 할 수 있으나, 해당 여행에서 현지 장애인 단체와 교류 활동은 없었으며, 일정은 관광지 방문으로만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의사결정 과정 경위 조사, 결재권자에 대해 상벌위원회 개최, 부적정하게 집행된 여행 관련 비용을 참가자들에게 환수할 것을 통보했다.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배제된 간부가 21건 결재... 정당한 근거없이 직책보조비 인상 지급

또한 복지부는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배제된 간부가 해당 기간 중 21건의 전자문서를 결재한 사실 또한 확인됐다. 이에 관계자 징계 조치 통보 및 협회의 상벌위원회를 통한 조치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직책보조비를 초과 지급한 사실도 지적됐다. 협회 내부 규정 등에 따르면 임원(상임이사)에 대해 월 150만 원의 직책보조비를 지급할 수 있으나, 조사 결과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직책보조비를 정당한 근거 없이 월 150만 원이 아닌 월 300만 원으로 임의로 인상·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중앙수어통역센터장은 직책보조비 지급 대상이 아닌데도 2024년 4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직책보조비를 지급했다. 복지부는 초과지급된 직책보조비는 모두 4300만 원으로 해당 금액을 환수하도록 했다.

이밖에 장애인고용장려금을 산하 지역협회에 배분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 없이 일부 지역협회에 금액의 일부를 소송비용 명목으로 공제하거나 지급을 보류한 사실도 확인됐다. 복지부는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으며, 유사사례 방지를 위해 시·도협회 등과 논의를 통해 장애인고용장려금 분배에 관한 내부규정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협회에 대한 국고보조사업 예산의 지급 보류 결정도 내렸다. 간부의 직장 내 괴롭힘, 고가 선물 수령 등 사회적 물의가 발생한 이후에도 협회의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매우 부족하고, 임원의 성폭행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는 등 협회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지원 재개 여부는 수사 결과, 처분요구 이행, 협회의 개선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협회가 특정감사를 통한 처분요구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거나 개선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국고보조사업 예산 지급 보류뿐만 아니라, 정부 보조사업 제한 등의 추가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의 개선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중앙수어통역센터 업무위탁계약 조기 종료, 한국농아인협회 설립허가 취소 가능성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장애인단체가 법률·규정을 위반하거나, 비합리적 운영 사례가 확인되는 경우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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