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넥스트 스텝은 HBF…추론용 메모리 생태계 장악 나선 SK하이닉스

배태용 기자 2026. 3. 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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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레이다]

AI 추론 시대 대용량·저전력 필수…HBM과 SSD 잇는 하이브리드 폼팩터 부상

샌디스크와 OCP 전담 조직 구성…2030년 시스템 최적화 주도권 정조준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무대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 경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고대역폭플래시(HBF)를 꺼내 들었다.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산하에 샌디스크와 전담 워크스트림을 꾸려 글로벌 표준화 선점에 나선 것이다. HBM 시장을 제패한 SK하이닉스가 추론용 메모리 생태계까지 장악하며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예고하고 있다.

◆ HBM과 SSD 사이의 거대한 간극…HBF가 틈새 메운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서비스 고도화에 따른 막대한 운영 비용과 전력 소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찰나의 반응 속도 못지않게 수많은 사용자의 방대한 데이터를 끊김 없이 처리할 수 있는 거대한 용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AI 가속기에 주로 쓰이는 HBM은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지만 용량을 무한정 늘리기에는 공간 부족과 천문학적인 비용이라는 뚜렷한 장벽이 존재한다. 반대로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가격이 저렴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담을 수 있지만 데이터를 주고받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 고도화된 연산 과정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을 유발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HBF가 이 두 메모리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완벽하게 메워줄 완전히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BF는 HBM의 압도적인 대역폭 특성과 SSD의 고용량 특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하이브리드 폼팩터 형태를 띤다. 자주 쓰는 데이터는 초고속으로 처리하고 무거운 데이터는 고용량 저장소에 유연하게 배치해 AI 시스템의 전체적인 데이터 처리 확장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데이터센터의 총운영비용(TCO)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단일 칩 넘어 시스템 전체 최적화…2030년 생태계 선점 승부수

SK하이닉스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성능이 좋은 단일 칩 하나를 개발해 판매하겠다는 차원을 훌쩍 넘어선다. OCP라는 거대한 글로벌 협력체 안에서 샌디스크와 함께 표준화 워크스트림을 주도한다는 것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스토리지를 하나로 아우르는 시스템 레벨 최적화 시장의 주도권을 통째로 쥐겠다는 고도의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낸드플래시와 스토리지 분야의 강자인 샌디스크와 D램 및 HBM 절대 강자인 SK하이닉스가 각자의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융합해 최적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단순한 부품 공급사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력 효율과 성능 밸런스를 좌우하는 플랫폼 프로바이더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현재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HBM 우위에 안주하지 않고 다가올 2030년 전후의 복합 메모리 수요 폭발에 대비해 완벽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나 로보틱스 온디바이스 등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AI가 깊숙이 스며들수록 대용량과 고속 처리를 동시에 지원하는 HBF가 인프라 확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추론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수록 메모리 계층 구조의 다변화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라며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이미 증명한 압도적인 기술 성공 공식을 HBF라는 차세대 폼팩터로 고스란히 이식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패권을 2030년대 이후까지 흔들림 없이 다져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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