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다" 이 말에 '학폭' 신고…전담재판부 2배 늘었다

조문규 2026. 3. 1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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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한 살 많은 원고(여학생)가 자신을 누나가 아닌 이름으로 호칭하자 ‘싸가지 없다’고 말한 것을 상대학생(남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신고”
“원고가 신고학생들이 수련회 중 규율을 어기고 취식한 행위를 ‘존나어이 없다’ 등으로 비난한 것을 학폭으로 신고”
“‘실물과 사진이 너무 달라서 사기다’라고 말하며 외모 지적을 했다고 학폭으로 신고”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23일 정기인사에 맞춰 학교폭력 전담재판부를 기존 2개에서 4개로 두배 증설했다고 16일 밝히며 공개한 학폭 예방법상 조치를 취소한 사례들이다.

법원은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되는 사건 중 다수의 사건은 가볍지 않은 학교폭력 사안에 해당한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학생들 사이의 다툼을 학폭으로 지나치게 넓게 포섭해 분쟁화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고, 학폭으로 볼 수 없는 행위를 학폭으로 판단해 조치 결정을 한 교육지원청의 처분을 취소한 사례들"이라며 소개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학교폭력 문제 심각성에 따라 2023년 2월 학교폭력 전담재판부를 신설했다. 지난해까지 법조 경력 10년 이상의 판사 2명이 각각 심리하는 단독재판부 두 곳을 운영하다, 최근 법원에 제기되는 학교폭력 사건이 급증하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네 개(행정 1·2·3·5단독) 재판부에 법조 경력 20년 이상 부장판사 4인을 배치했다.

법원은 “학폭 사건이 학교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단계에서 해결되지 않고 법원으로 접수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되는 서울 지역 학교폭력 사건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고, 같은 기간 2024년 대비 2025년 접수 건수는 약 40% 증가했다”고 재판부 증설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지역 학교폭력 사건을 관할하는 행정법원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건은 2022년 51건→2023년 71건→2024년 98건→2025년 134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왔다.

법원은 “대법원 헌법·행정조 재판연구관 근무 경험, 각급 법원에서 학폭 사건을 비롯한 다수의 행정사건 처리 경험,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 양육 경험을 바탕으로 심도 있는 사건 검토와 해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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