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고발에 앞장선 자식... "양육비는 부모싸움 아닌 아이의 문제"
[이영광 기자]
비양육자가 양육비를 미지급할 경우 얼굴을 공개하는 사이트인 '배드파더스'를 운영했던 구본창 대표가 지난 1월 신상 공개 사이트를 다시 시작했다. '배드파더스' 이후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졌던 것으로 보이는데, 왜 구 대표는 다시 사이트를 시작하게 된 것일까?
지난 6일 방송된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다시 아빠를 고발합니다 – 끝나지 않는 양육비' 편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실태와 함께,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 성장한 자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취재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해당 회차를 연출한 최유리 PD를 만났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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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적 60분>의 한 장면 |
| ⓒ KBS |
"'배드파더스'를 운영하셨던 구본창 대표님이 1월 중순에 신상 공개 사이트를 다시 시작을 하겠다고 하셨어요. 그동안 법이 많이 개정됐던 걸로 아는데 왜 신상 공개를 다시 하게 됐을까 궁금해서요. 알아보니까 양육비 이행관리원이라는 기관도 있고 양육비 이행 확보와 관련된 법도 생겼지만, 실제 양육비를 받아야 되는 양육자들은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끼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다뤄봤어요."
- 이전에 양육비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그전에는 저도 잘 알지는 못했어요. 취재하며 양육비와 관련한 여러 법적 제도가 있지만 실제로 받아내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됐죠."
- 왜 그럴까요?
"이게 법원에서 몇 개월에 걸쳐서 얼마를 주라는 식으로 명령하더라도 집행에는 관여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돈을 줘야 하는 사람의 의지가 있어야 해요."
- 안 준다고 하면 방법이 없나요?
"이전에는 방법이 없었던 것 같고 법이 개정되면서 형사 처벌도 가능해지긴 했어요. 하지만 형사처벌 단계에서 집행유예도 많고 실제 처벌까지 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고 들었어요."
- 양육비 미지급할 경우 고소해서 징역 살면 나와서도 양육비 지급을 해야 하나요? 아니면 징역으로 밀린 양육비가 소멸 되나요?
"형사처벌은 양육비 안 준 행위에 대해서만 처벌하는 거예요. 그래서 양육비 채무는 그대로 살아 있어요. 만약 벌금형을 받았다면 벌금 내고 양육비도 내야 돼요. 징역형도 마찬가지죠."
- 이 아이템 잡고 제일 먼저 한 게 뭐예요?
"사례자를 찾는 거였어요. 왜냐하면 양육비에 대해 법적으로 분쟁을 벌이는 건 아이의 부모죠. 근데 양육비라는 것 자체가 아이를 기르는 돈이잖아요. 그래서 양육비를 못 받은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느끼는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궁금했거든요."
- 양육비의 기준이 뭔가요?
"아이는 혼자 만들지 않고 부부가 만들죠. 때문에. 두 사람이 아이를 기르는 게 기본이잖아요. 그런데 이혼했거나 아니면 결혼하기 전에 헤어진 경우 누군가 한 명은 아이를 기르잖아요. 기르는 사람이 양육자인 거죠.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이 아이에 대한 의무나 책임의 최소한의 범위가 양육비인 거예요."
- 양육비 금액은 어떻게 정하나요?
"양육비 금액은 부부가 합의해서 정하기도 하고 법원에서 이혼 조정을 할 때 부부의 소득 합산을 기준으로 해서 정하는 게 보통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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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리 PD |
| ⓒ 이영광 |
"지훈씨는 어머니가 양육비 소송 진행하는데 직접 따라다녔어요. 친부가 어디에 살고 돈은 제대로 벌고 있는지 등을 지훈씨가 알아본 거예요. 양육비 문제를 어머니와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자녀였어요. 부부의 싸움보다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아이가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박지훈씨는 법정에서 친부에게 '양육비 언제 주실 거예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지훈씨는 친부에 대한 신뢰가 많이 낮아요. 분쟁한 지 10년 넘는 세월 동안 친부가 많이 벌 때도 있었고 많이 못 벌 때도 있었을 텐데요, 한결같이 양육비를 주지 않았더라고요."
- 박지훈씨 친부는 양육비 미지급으로 징역도 살았잖아요.
"박지훈씨 친부는 징역을 이미 살고 나왔지만, 여전히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서 어머니가 다시 한번 양육비 이행 명령 신청을 진행했어요. 그런데도 지급하지 않아서 감치 명령을 위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고요."
- 징역 살고도 안 주면 가중 처벌이 있나요?
"가중 처벌에 대해서는 딱히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법정 최고형이 1년인데 지훈씨의 친부는 이미 법정 최고형을 받았거든요."
- 양육비 청구권 소멸 시효가 10년인가요?
"양육비가 원래 아이가 만 18세가 될 때까지 지급하는 돈이거든요. 그래서 만 18세 생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10년 동안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해요."
- 청구하면요?
"청구하면 시효를 늦출 수 있어요. 그래서 박지훈씨 어머니가 소송을 계속하는 거예요. 이 아들이 성인이 됐기 때문에 지금 하지 않으면 소멸이 되죠. 양육비라는 것 자체가 채권으로 분류하더라고요. 법정에서는 채권이라고 하면 빚진 거잖아요. 우리나라의 민법상 채권은 소멸시효가 최대 10년이고 짧게는 1년이고요."
- '배드 파더스'는 양육비 미지급할 경우 비양육자 신상 공개하는 사이트라 사적 제재 논란이 있잖아요.
"법이 해결해 줄 수 있다면 법적 해결을 하는 게 사실 제일 좋죠. 하지만 구본창 대표는 본인이 처벌받더라도 감수하겠다고 얘기 하면서도 이 사이트를 닫고 싶어 하기도 해요. 그러니까 법이 제대로 기능해서 애들이 자라날 때 제대로 양육비를 받을 수 있으면 자기가 이걸 할 필요가 없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분이 죄 짓지 않는 환경을 우리나라가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 얼굴 공개만 안 하고 다른 건 공개하는 사이트가 있나 봐요?
"지금은 양육비 이행관리원에서 세 가지 제재를 하고 있어요. 양육비를 내지 않은 부모들에 대해 운전면허를 정지하거나 출국 금지 하거나 명단 공개해요. 다만, 얼굴은 나오지 않아요."
- 얼굴 공개 영향이 큰가요?
"저도 크게 다를까라고 생각했는데 방송에 나온 전명화(가명)씨 같은 경우 그동안 국가에서 한 여러 제재 조치는 상대방에게 압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올리겠다고 통보했더니 바로 공탁금을 걸고 하는 상황을 봤을 때 이건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 (방송에 나온) 김정현(가명)씨 전 남편은 금 30돈 팔찌 차고 외제 차를 소유하는데 양육비는 미지급하더라고요.
"그래서 김정현씨가 직접 비양육자의 회사나 집을 찾아다녔어요. 그러니까 비양육자 본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얘기 하지만 김정현씨가 직접 본 장면들은 그래 보이지 않았어요. 상황이 달라요. 근데 그 상황이 다르다는 걸 증명해야 되는 건 결국 양육자 몫이었기 때문에 그분이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던 거죠."
- 국가가 해야 할 텐데 왜 개인이 하나요?
"왜냐하면 이게 민사로 정리가 되다 보니까요. 민사 소송은 원래 개인 간의 소송이거든요. 그래서 민사 소송으로 진행되다 보니까 증명들도 개인이 해야 되는 상황이고 이게 형사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이 개입할 수도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가 아직은 양육비를 개인 간의 분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가 되기도 하죠."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나요?
"양육비 문제를 아동의 문제로 보지 않는 시선이 많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부모 간의 싸움이고 그 사이에서 자라는 아이에 대한 고민이 덜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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