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안 주장에…김어준 "집권하니 관대, 설득되고 싶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초선 의원들에게 검찰개혁 관련 정부안 처리를 당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유튜버 김어준씨를 중심으로 뭉쳐 있는 강성 지지층이 격하게 반발했다. 16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정·청이 심도있게 조율하고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정 대표는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개혁과는 질적으로 다른 상징성을 가진다. 검찰개혁을 입에 올리면 우리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떠오른다”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깃발이자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전날 만찬 참석자들에 따르면,이재명 대통령은 “검사들이 다 나쁜 것도 아니고 검찰 수사권을 박탈했는데 뭐가 그리 문제냐”며 “이미 정부안대로 하기로 당론이 정해졌는데 계속 바꾸면 혼란스러워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통령 발언을 두고 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사기 당한 기분” “허탈하다. 검찰만 신났다”는 등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 게시판을 “민심의 척도”로 삼아 온 정 대표는 지지층과 대통령 사이에 끼인 모양새다.
김씨는 이날 조상호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과 경찰 출신 이지은 당협위원장과의 토론에 앞서 “정부안이 충분한데도 과한 요구를 하는 건가. 이 관점에서 얘기를 들어봐 주시고, 반대로 집권해보니 이제는 지나치게 관대한 건 아닌가. 정부안에 칼이 숨어있는데 못 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씨는 정부안과 관련한 의견 대립을 두고 “이걸 항명이나 강짜를 부리거나 잘 몰라서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또 그런 일(故 노무현 대통령 관련)이 생기면 안 되는데 너무 걱정되는 것”이라며 “(정부안에) 설득되고 싶다”고도 했다.

김씨는 지난 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은 보통 사람이라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객관 강박이 있다”며 “대통령이 스스로 레드팀 역할을 자행한 것이 아니냐”고도 했다. 지난 7일 이 대통령이 민주당 일부 강경파를 겨냥해 자신의 X(엑스)에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올린 글을 언급하면서다.
비교적 최근 검찰 수사를 경험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김씨가 주도하는 흐름에 올라탄 상태다. 조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수사기관 수사의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검사에게 ‘(직접)보완수사권’을 줘야 한다는 정부, 여당 고위관계자들의 주장이 있다”며 “추상적 논의는 의미 없다. 이러한 현행법상 권한 외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이 어떤 경우 어떤 범위 내에서 필요한지 정부·여당, 정치인, 평론가들은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고 적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2일 중앙일보 정치토크쇼 ‘황현희의 불편한 여의도’에 출연해 “(검찰개혁) 법안이 제출되면 법사위에서 차분하게 심사해서 문구도 조정하고 보완해야 된다”며 정부안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송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이 (검찰에) 있으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경찰이 검찰 보완수사권이 있으니까 사건을 (검찰에) 던져버린다”며 “경찰이 가장 신경 쓰는 게 인사 고과 아닌가.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을 통해서 철저하게 경찰 인사 고과에 반영하면 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 마무리 발언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는 변함없이 강하다”며 “검찰과의 악연 때문이 아니라 법적 마인드, 민주주의 원칙 때문이다. 검찰개혁 역시 당·정·청이 원팀, 원보이스로 시대정신과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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