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우리가 잊고 있던 이야기
[주환선 기자]
독립운동가 일러스트를 그리며, 자연스레 외국인 독립운동가들 역시 조사하게 되었다. 당시 조선을 도운 외국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서양에서 온 선교사들이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 군벌과 장제스를 포함한 국민당 인사들까지, 조선의 독립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인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서양의 선교사들은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치고, 병원을 세워 마을의 건강을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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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시절 조선인을 도운 일본인 조선의 고아를 보살펴준 소다 가이치와 다이치 치즈코. 관동대지진때 조선인들의 목숨을 구해준 오카와 스네키치, 조선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선교한 노리마쓰 마사야스와 오다 나리지. 조선인을 아낀 교육자 죠코 요네타로. 경성제국대학에서 반제국주의를 외친 미야케 시카노스케. 조선의 도예를 사랑한 아사카와 다쿠미 |
| ⓒ 주환선 |
그들의 행동은 과격하거나 눈에 띄지는 않았으나 확실한 양심의 표현이었고 행동이었다. 역사는 언제나 거대한 사건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름 없는 누군가의 양심과 실천이 시대를 조금씩 바꿔간다. 오늘의 한국은 과거와 다르다. 'K–'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문화와 예술, 기술과 과학이 세계를 무대로 수용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성장은 외형만이 아니라 과거를 바라보는 깊이에서도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때 깊은 상처와 피해의식을 떠올린다. 그것은 당연한 감정이지만, 동시에 그 상처를 통해 이루어낸 결과로 바라볼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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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야시 에이다이 일러스트 일제 강제동원의 만행을 추적하는 일본인 기록작가 故 하야시 에이다이 |
| ⓒ 주환선 |
독립운동가와 조선을 도운 외국인들의 삶을 그림으로 남기는 일은 단순한 예술 행위가 아니다. 잊히지 말아야 할 마음의 흔적을 복원하는 작업이다. 특히 당시 일본인이 식민지 조선을 위해 자신의 나라에 반대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리는 한 장의 엽서가 그런 의인들을 잠시라도 현세로 불러내어, 그들의 시선과 선택을 오늘의 독자 앞에 다시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이미지들이 한일 양국이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특히 우경화 되는 일본인의 마음에 미미하더라도 힘이 된다면, 이 작업을 계속할 이유로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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