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경험 없던 대학생, 커피챗으로 80만 유튜버 브랜드 매니저 되다
[노원서 기자]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커피챗'이 21세 대학생의 첫 스타트업 실무 기회로 이어졌다. 서울대학교 첨단융합학부에 재학 중인 석민준(21)씨는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에서 일면식 없는 현직자들에게 먼저 대화를 요청했다. 그중 한 스타트업 대표와의 만남은 곧바로 실제 브랜드 프로젝트 참여 제안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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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챗(Coffee Chat) 커피챗(Coffee Chat)이란 현직자와 학생 또는 취업 준비생이 부담 없이 만나 직무와 진로를 이야기하는 비공식 대화 문화를 뜻한다. |
| ⓒ Laura Sturmer |
석씨는 서울대 신입생 대상 실리콘밸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처음 커피챗 문화를 접했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익숙한 '밥약'과 비슷하지만, 진로와 실무 중심의 대화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링크드인에서 시작된 실무 경험
지난해 6월부터 석씨는 링크드인에서 자신의 관심사를 실제 일로 연결해온 사람들, 특히 스타트업과 콘텐츠 비즈니스 현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이들에게 먼저 커피챗을 요청했다. 그는 관심 분야와 궁금한 점을 정리해 메시지를 보냈고, 가능한 한 일회성 질문에 그치지 않으려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크리에이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브랜드를 만드는 스타트업 '두더지웍스' 대표와 커피챗을 하게 됐다. 두더지웍스는 크리에이터 IP와 팬층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기획·판매하는 스타트업으로, 기존 광고 수익 외에 브랜드 사업을 새로운 수익화 방식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와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후 방학 중 석씨는 80만 베이킹 유튜버 '자도르'의 브랜드 '리틀도르'가 더현대 서울 여의도점과 대구점에 입점하는 프로젝트에서 브랜드 매니저 역할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입점 과정에서 현장 운영 보조, 일정 조율, 브랜드 관련 커뮤니케이션 등 예상보다 넓은 범위의 실무를 경험했다. 특히 입점 일정과 현장 운영을 조율하며,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들을 계속 마주해야 했다.
아르바이트 경험조차 없던 대학 2학년의 석씨에게 이 제안은 기대보다 부담이 컸다. 그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변수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경험이 많지 않아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도 고민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부딪히면서 배우는 경험이 될 수 있다"며, "대표가 맡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제안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결국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배우다
실제 업무는 생각보다 훨씬 복합적이었다. 스타트업과 프로젝트 모두 처음 시도되는 성격이 강해 정해진 매뉴얼이 없었고, 문제 상황이 생길 때마다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석씨는 "처음에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 해 막막했지만, 막상 해보니 그때그때 방법을 찾아가는 방식이 오히려 나에게 더 잘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험이 학교생활과도 닮아 있었다. "새로운 것에 계속 부딪혀보는 태도는 20대뿐 아니라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스타트업 업계에 종사하는 김선우(28)씨는 이러한 비공식 네트워킹이 실제 협업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스타트업은 인력이 많지 않아, 정형화된 경력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나 배우려는 태도, 먼저 다가오는 적극성을 중요하게 본다"며, "다만 모든 커피챗이 곧바로 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서로의 기대와 역할이 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씨 역시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커피챗은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면 장기적으로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좋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소통하며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씨의 사례는 커피챗이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실제 실무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공고와 스펙 중심의 진로 탐색을 넘어 청년들의 네트워킹 방식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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