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이력' 논란 후보들…유권자 눈높이 외면한 공천 안 된다
반복적 음주·무면허, 폭행·사기 범죄에도 버젓이 자격심사 통과
정당 검증 절차, 왜 '적격'?…도민 눈높이 맞는 엄격한 후보 검증 필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의원 선거판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정당의 자격심사를 거쳐 예비후보 등록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직 후보자로서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전과 이력들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복된 음주운전과 폭행.상해 등은 물론이고 사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 등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6일 기준 제주도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자는 32개 선거구에 총 56명으로, 평균 1.7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39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의힘 7명, 진보당 4명, 개혁신당 2명, 정의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이며 무소속은 2명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41%에 해당하는 23명이 전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명 중 한 명꼴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역사회를 대표할 공직 후보자라는 점에서 도민들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전과 이력이 확인된 후보들을 소속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의힘 4명, 진보당 2명, 개혁신당 1명 순이었다.

전과기록 증명서를 제출한 후보 23명 가운데는 여러 건의 전과를 가진 후보도 적지 않았다. 무려 6건의 전과 기록을 제출한 후보가 1명 있었고, 4건이 3명, 3건이 1명, 2건이 3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5명은 각각 1건의 전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과 6건을 공개한 후보 A의 경우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만 4건에 달해 상습성이 드러났다. 처음 세 차례 적발 때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네 번째 음주운전에서는 징역형(집행유예)을 선고받았다.
후보 B는 전과 4건을 공개했는데 음주운전 1건과 폭력·상해 관련 범죄가 3건이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상해·폭행·재물손괴 등의 범죄 전력이 포함됐다.
후보 C 역시 4건의 전과 가운데 3건이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이었다. 음주측정 거부로 처음 처벌을 받은 데 이어 다음 해에는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으로 다시 적발됐고, 3년 뒤에는 무면허 운전으로 또다시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후보 D도 4건의 전과 기록을 공개했다. 음주운전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뒤 면허 없이 운전을 하다 두 차례 더 적발됐고, 사기 전과도 포함돼 있었다.



그럼에도 각 정당이 진행했다는 예비후보 등록 사전 심사는 매우 실망스럽다. 자격 심사를 거쳤다지만 전과 기록에 이토록 관대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공천 심사 기준이 존재한다 해도 실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전과이력 후보 논란의 중심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경우 자격심사 과정에서 당적 여부와 피선거권, 해당행위 여부는 물론 범죄 경력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적격 여부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심사 항목에 '범죄 경력'이 포함돼 있었다지만,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심사가 이뤄졌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전과 4범이 3명이나 있었고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도 여러 명이었다. 폭력·폭행 등 범죄 전력이 반복된 사례도 확인됐다.
하지만 결론은 '부적격'이 아니라 '적격'이었다. 전과 1건 정도까지는 관용의 여지를 두었다 하더라도 상습성이 의심되는 2건 이상의 전력자들까지 적격 후보로 판단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결과라면 자격 심사가 과연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는 유권자들의 눈높이를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도 논란의 후보들에 대한 불이익(페널티) 적용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면접 심사를 거쳐 경선 지역구와 후보자를 최종 확정할 예정인데, 지방정가에서는 이들 상당수가 경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범죄 이력에 따른 불이익 적용 기준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민주당 제주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이 마련한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심사 기준 및 방법'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중앙당 심사 기준을 보면 '부적격' 대상은 뇌물·알선수재·공금 횡령·변호사법 위반·자본시장법 위반 등 부정부패 범죄로 금고형 이상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로 한정돼 있다. 음주운전이나 폭력·폭행·상해, 사기 등 범죄가 반복됐더라도 원칙적으로 후보에서 원천 배제되는 '부적격' 사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도민의 눈높이에서는 당연히 부적격으로 판단될 인물들까지 소속 정당의 관대한 기준 속에서 공직 후보 '적격'이라는 명패를 달고 있는 현실은 개탄스럽다.
전과 공개 제도는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공직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권자가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후보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의 전과 이력을 공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정당들이 전과 공개 제도의 취지를 외면한 채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에 다름없다. 도민을 대표하는 제주도의원의 위상과 품격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위다. 더 이상 유권자의 눈높이를 외면한 공천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기준을 바로 세워 보다 엄격한 후보 검증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자 도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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