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 장군 출신 김병주 "트럼프 군함 파견 요청, 섣부른 동참 대단히 위험"
[임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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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 |
| ⓒ 남소연 |
김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실제 바로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동의 복잡한 정치상, 이란과의 관계, 한미동맹, 우리 상선의 안전, 파병되는 군함의 안전 등을 다 검토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2003년 이라크전 당시 미 중부사령부에 한국군 대표 장교로 파견돼 전쟁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중동 군사 전문가입니다. 김 의원은 "섣불리 동참했다가는 대단히 위험하다"라며 "시간을 좀 끌 필요가 있고, 이란과의 관계에서 적대국이 안 되는 조건 등을 고려해 아주 보수적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한국 등 5개국을 콕 집은 3가지 이유
미국이 한국,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을 특정해 군함 파견을 거론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은 미국의 세 가지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첫째는 '대의명분'입니다. 김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것은 세계의 문제라는 대의명분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짚었습니다. 둘째는 중국 등을 겨냥한 '압박'입니다. 그는 "중국이 군함 파견까지는 안 하더라도 이란과 친하니 물밑에서 어떤 역할을 하라는 압박용"이라며 "얼마 뒤 미중 정상회담이 있으니 군함을 안 보내면 희토류 등 다른 조건을 요구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실제 파병 유도'입니다. 김 의원은 "나토 중에서도 프랑스와 영국, 아시아에서 한국과 소해함 능력이 많은 일본 등 현실적으로 당장 파병할 능력이 있는 전투력 보유국을 콕 집은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도 적극적인 참여보다는 다국적군 구성을 통한 대의명분 확보를 원할 수 있으므로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청해부대 호르무즈 파견, 국회 동의 필수적... 2020년과는 달라"
김 의원은 군함 파견이 불가피할 경우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청해부대의 임무가 소말리아 아덴만에 국한돼 있어 이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할 때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게 맞다"라고 밝혔습니다. 2020년 호르무즈 긴장 당시 국회 동의 없이 자국 상선 보호 명분으로 간 사례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그 당시는 전쟁이 아니었고, 우리가 다국적군에 안 들어가고 상선만 보호하겠다고 이란에 양해를 구했다"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다국적군에 들어가는 순간 이란의 적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전쟁 상황이고 다국적군에 편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국익 차원에서도 낫고 시간을 벌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의 무력 한계도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청해부대는 테러 보호 등에 최적화돼 있어 이란전에서 날아오는 드론이나 새로운 미사일, 어뢰, 기뢰 등에는 취약할 수 있다"라며 "만약 파견된다면 장비 보강이 필요하며, 보강이 안 되면 다국적군의 지원을 받아 통합 작전으로 가야 하므로 대단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향후 군사 작전, 하르그섬·케슘섬 점령 가능성
아울러 김 의원은 향후 전황의 분기점으로 미국의 이란 주요 섬 점령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파견 요청 글을 올린 것도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과 조기 종전에 대한 의지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김 의원은 "기뢰나 드론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 중부사령부에서는 이란의 가장 아픈 부분인 하르그섬과 케슘섬 두 곳에 대한 작전을 만지작거릴 확률이 높다"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하르그섬은 이란 유류 수출의 90%가 나가는 터미널이라 통제 시 경제적 압박이 엄청나고, 호르무즈 해협 입구의 거대한 케슘섬을 통제하면 항행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실제로 미군 해병원정대 2500명이 투입되는 상황을 두고 김 의원은 "미국의 하르그섬 군사시설 무력화는 사전에 정지작업일 가능성이 있으며, 최악의 경우 점령까지 염두에 두고 갈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현재 이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 공고화를 위해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는 상황에서 미국이 두 섬을 점령하면 이란은 지렛대를 잃고 물밑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김 의원은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국내 여론과 고유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유리한 여건에서 빨리 종전하는 작전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에 청와대는 "한미 협의를 하되 신중히 검토해서 판단하겠다"라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언급한 다른 국가들 역시 "신중히 판단"(일본), "다양한 방안 논의 중"(영국), "방어적 임무만 수행"(프랑스)이라며 즉각적인 파병 확답을 피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측은 "사태가 악순환에 빠져 분쟁이 더 커지는 것을 막으려면 당장 군사 행동부터 멈춰야 한다"라며 파병 대신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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