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야닉 시너, 사막에서 '거미' 메드베데프 질식시켰다…사상 최연소 '하드코트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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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노박 조코비치를 꺾고 올라온 메드베데프도 세계 2위 야닉 시너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시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인디언 웰스 테니스 가든에서 열린 BNP 파리바 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1위 다닐 메드베데프를 7대 6(6), 7대 6(4)으로 제압했다.
6대 4로 세트 포인트를 잡을 기회를 날린 메드베데프는 흔들렸고, 시너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첫 세트를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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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성공률 91% 압도…브레이크포인트 허용 '0'
-하드코트 마스터스 전관왕…조코비치·페더러 급

[더게이트]
'조커' 노박 조코비치를 꺾고 올라온 메드베데프도 세계 2위 야닉 시너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빈틈없는 방패 뚫은 '91% 서브'의 힘
이날 시너의 서브는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시너는 결승전 내내 단 한 번의 브레이크포인트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47번의 퍼스트 서브 상황 중 무려 43점을 따냈고, 10개의 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메드베데프의 전의를 꺾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테니스 전문 찰리 에클셰어 기자는 "시너의 퍼스트 서브 포인트 성공률은 91%에 달했다"며 "평균치인 80%를 아득히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섭씨 37도에 육박하는 사막의 살인적인 더위도 시너에겐 '오히려 좋아'였다. 과거 호주 오픈에서 더위 탓에 고전했던 시너였으나, 이날은 건조하고 빠른 코트 컨디션을 역이용해 서브의 위력을 극대화했다. 약점을 무기로 바꾼 영리한 운영이 돋보인 대목이다.
팽팽하던 균형은 찰나의 선택으로 무너졌다.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 5대 4 상황, 공격적으로 네트 대시를 감행한 메드베데프는 시너의 포핸드 로빙 샷을 마주했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높이였으나 메드베데프는 공이 나갈 것이라 판단해 라켓을 거두었다.

0-4에서 7연속 득점…알카라스 추격하는 '빅타이틀 12개'
두 번째 세트에서도 드라마는 이어졌다. 타이브레이크에서 0대 4까지 뒤처지며 패색이 짙던 시너는 갑작스러운 반격을 시작했다. 메드베데프가 승기를 잡았다고 확신하며 잠시 주춤한 사이, 시너는 무려 7포인트를 연달아 따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정교한 포핸드 패싱 샷이 메드베데프의 코트 구석구석을 찔렀고, 결국 2시간의 승부는 시너의 포효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우승으로 시너는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마스터스 1000 시리즈 6개 대회를 모두 제패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된 것이다. 노박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만이 도달했던 이 고지에 시너는 24세라는 최연소 기록으로 발을 들였다. 동시에 통산 '빅 타이틀' 개수를 12개로 늘리며,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15개)와의 격차를 단 3개로 좁혔다.
패자인 메드베데프 역시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알카라스를 꺾는 등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미국의 이란 침공 여파로 이동에 차질을 빚는 악조건 속에서도 결승까지 오르며 세계 랭킹 10위권 재진입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뿜어져 나온 시너의 천재성을 극복하기엔 한 끗이 모자랐다. 테니스 코트의 세대교체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굳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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