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테크 오해 걷혔다”…달러보험 판매 10% 줄며 과열 진정

김다영 2026. 3. 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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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고환율 국면에서 ‘환테크’ 수단으로 돈이 쏠렸던 달러보험 시장 ‘열기’가 최근 들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보험사들도 판매 관리에 나서면서 한때 과열됐던 시장 분위기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달러보험 초회보험료는 1584억원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는 신규 계약에서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신규 판매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1월(1769억원)과 비교하면 10.4% 감소했다.

달러보험은 환율 상승 기대와 연금 구조가 맞물리면서 투자 상품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만 달러를 보험금으로 받을 때 환율이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상승하면 원화 기준 수령액이 약 15.4%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 상승기에 단기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에서는 이를 ‘예금 대체 상품’으로 인식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정부는 달러보험이 투자 상품이 아니라 보험 상품이라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단기 환차익을 노린 과도한 수요가 외화 수요를 자극해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중순 달러보험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보험사 영업 담당 임원들을 불러 소비자 오인 판매를 줄일 것을 주문했다.

변화는 은행 창구에서 먼저 감지됐다. 보험사들은 달러보험 신상품 출시 계획을 줄였고, 은행권 역시 판매 확대보다 소비자 보호에 무게를 둔 교육으로 방향을 바꿨다. 창구에는 소비자경보 안내문이 비치됐고 환차익을 강조하는 설명도 눈에 띄게 줄었다. 업계에서는 방카슈랑스 채널의 구조적 특성도 시장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에서는 달러연금 중심의 일시납 상품을 주로 취급해 투자 목적 판매나 저축성 오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적합성 심사와 외환 점검, 자금세탁방지(AML) 절차 등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면서 판매 과정에서의 위험도 상당 부분 걸러진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달러보험 시장이 급격히 확대된 이후 현재까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관련 민원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은행 외 판매 채널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험사들은 대면 영업 조직을 포함한 판매 채널 전반에 대해 자체 점검에 나섰고, 일부 회사는 상품 설명서를 개편하거나 리스크 고지 절차를 강화하는 등 내부 통제 체계를 보완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 주요 선진 시장에서도 달러보험이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온 만큼, 국내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대신 최근에는 수출기업들의 달러연금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달러연금은 보험료를 달러로 납입하는 구조여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 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운용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 생명보험사의 경우 올해 2월까지 기업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방카슈랑스 채널 내 기업 고객 비중도 60% 이상 늘었고, 기업 고객의 평균 초회보험료 역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이는 개인 고객 평균 보험료의 5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중은행 한 PB센터 관계자는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달러 매출과 자산 통화를 맞춰 환율 변동에 따른 재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며 “안정적인 확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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