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 톡톡’ 명의 인터뷰 ‘부인종양 수술 명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황우연 교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황우연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 부인과 종양 질환은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임신·출산 연령이 늦어지는 등 여성의 생애 주기 변화로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동시에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부인종양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황우연 교수를 만나 부인과 종양 질환의 특징과 치료 전략을 들어봤다.
-부인과에서 종양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현대 여성의 생애 주기 변화다. 과거보다 초경이 빨라졌고 출산 횟수는 줄어들었다. 그 결과 여성의 일생 동안 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과 배란 횟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런 변화로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같은 질환이 더 쉽게 발생한다. 또 자궁과 난소가 쉬지 않고 자극을 받으면서 미세한 세포 손상이 누적되고, 이런 변화가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으면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병원을 찾아야 하는 증상은? “빈혈이 생길 정도로 생리량이 많아지거나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있는 경우, 생리통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방광을 압박해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자궁근종은 언제 수술을 결정하나? “크기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다. 출혈이나 통증 같은 증상이 있는지, 초음파 추적 관찰에서 근종이 얼마나 빠르게 자라는지 등을 함께 본다. 근종의 위치도 중요하다. 자궁내막 가까이에 있거나 자궁내막 안에 위치한 경우에는 크기가 작더라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여기에 향후 임신·출산 계획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침을 정한다.”
-가임기 여성의 수술에 앞서 특히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자궁근종이 임신에 영향을 주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착상을 방해하거나 유산을 유발할 수 있는 위치라면 임신 전에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임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작은 근종이라면 불필요한 수술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로 자궁에 흉터가 생기면 향후 임신에서 자궁 파열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자연분만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자궁근종 치료에서 로봇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정교함과 빠른 회복이다. 로봇 팔 덕분에 손 떨림 없이 미세한 동작이 가능해 근종만 정밀하게 제거하고 자궁을 단단하게 봉합할 수 있다. 출혈을 줄이고 자궁 기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며 절개가 작아 흉터와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하이푸(HIFU)보다 낫다고 볼 수 있나? “두 치료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하이푸는 고열로 근종 조직을 태워 크기를 줄이는 비침습 치료다. 반면 로봇수술은 근종을 직접 절제하는 침습 치료다. 하이푸는 칼을 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근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남거나 다시 자랄 수 있다. 반면 수술은 근종을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완치율과 재발 측면에서 유리하다.”
-난소낭종은 자궁근종과 치료 접근이 어떻게 다른가?
“자궁근종은 증상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지만 난소낭종은 혹의 모양과 종류가 더 중요하다. 일부 낭종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하지만 꼬이거나 파열되면서 응급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초음파를 통해 형태를 확인하면서 경과 관찰을 할지, 약물 치료나 수술을 할지 결정한다.”
-난소낭종에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 “낭종의 크기가 작고 단순한 형태이며 증상이 없다면 일정 기간 초음파로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4~5cm 이상이거나 점점 커지는 경우, 폐경 이후 새로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또 초음파에서 악성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이거나 종양표지자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난 경우에도 수술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난소암은 왜 조기 발견이 어려운가?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도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있다 해도 복부 팽만이나 소화불량 정도여서 위장 문제로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다. 또 자궁경부암처럼 신뢰할 만한 선별검사법이 아직 없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상당히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된다.”
-난소암 치료의 원칙은 무엇인가? “가능하다면 처음 치료에서 눈에 보이는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는 ‘종양 감축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소암은 복강 내 여러 장기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난소뿐 아니라 자궁, 나팔관, 림프절, 대망 등 전이된 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기도 한다. 이렇게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자궁의 하부 3분의 1을 자궁경부, 상부 3분의 2를 자궁체부라고 한다./사진=신지호 기자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무엇인가? “자궁의 하부 3분의 1을 자궁경부, 상부 3분의 2를 자궁체부라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암 중 하나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바로 그것이다. 출혈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절반 이상은 아무런 증상도 없는 것으로 보고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초기이고 가임력을 보존해야 하는 경우에는 원추 절제술을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광범위 자궁 절제술을 시행한다. 진행된 경우에는 방사선과 항암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치료가 기본이 된다.”
-원추절제술이 가임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원추절제술은 자궁경부의 일부를 원뿔 모양으로 절제해 암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비교적 초기 자궁경부암 환자나 향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에서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시행된다. 이 수술 자체가 임신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궁경부의 일부를 절제하기 때문에 임신 이후 자궁이 커질 때 이를 지지하는 경부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 그 결과 조산 위험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임신 중 자궁경부를 묶어주는 ‘자궁경부 봉합술(맥도날드 수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자궁체부암은 어떤가? “자궁체부암은 자궁의 몸통 부분, 특히 자궁내막에서 발생하는 암을 말한다. 에스트로겐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세포 변이가 축적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생애 동안 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부인종양 치료에서 로봇수술이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암 수술이라고 하면 복부를 크게 절개하는 개복 수술을 떠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궁체부암이나 일부 자궁경부암도 로봇수술을 통해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덕분에 환자들이 훨씬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로봇수술을 로봇이 자동으로 수술한다고 여기는 환자가 많지만 로봇은 의사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전달하는 도구일 뿐이다. 모든 수술은 의사가 직접 조종해 진행한다.”
-부인암 예방을 위해 환자들이 기억해야 할 검진 팁이 있다면? “많은 환자가 국가 암검진을 받았기 때문에 부인암 검사를 모두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 검진의 자궁암 검사는 자궁경부만 확인하는 검사다. 자궁과 난소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질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복부 초음파만으로는 자궁과 난소를 정확히 보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질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황우연 교수는…
경희대 의대에서 석사, 서울대 의대에서 박사를 취득한 뒤 현재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자궁근종, 난소종양, 부인암 등 부인종양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단일공 로봇수술로 종양만 제거해 젊은 환자들의 가임력 보존 치료에 힘쓰고 있다. 현재 대한부인종양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등 여러 학회에서 활동하며 학술 교류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연구 성과도 이어져 2023년 대한부인암중개연구회 우수 포스터상, 2022년 대한부인종양연구회 우수 구연상, 2021년 대한비뇨부인과학회 최우수 구연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