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 계약 첫해 부진' 엄상백은 반전을 꿈꾼다…"KS 엔트리 제외? 제가 가장 안 좋았으니까요" [대전 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6. 3. 1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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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한화 이글스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엄상백은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문동주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가운데, 엄상백은 첫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최정, 김재환, 고명준으로 이어지는 SSG 중심타선을 범타 처리했다. 엄상백의 4회초 투구수는 7개에 불과했다.

엄상백은 5회초 선두타자 김성욱에게 안타를 내줬다. 최지훈의 2루수 뜬공, 조형우의 중견수 직선타 이후 김성욱에게 도루를 허용했지만, 2사 2루에서 정준재를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엄상백은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박성한의 삼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우익수 뜬공 이후 최정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재환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엄상백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경기는 한화의 8-0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엄상백은 "최근 코치님과 팔 각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캠프 때 좀 막히는 부분이 있었다. 코치님과 얘기하면서 조정하니까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팔 각도를 낮추면서 잡생각도 많이 사라졌고, 그러다 보니까 스트라이크가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결과는 나름 큰 의미가 있다. 이날 상대팀 SSG의 라인업을 봤을 때 담 증세로 선발 제외된 한유섬을 제외하면 주전 선수들이 모두 선발 출전했기 때문이다.

엄상백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어쨌든 시범경기다. 타자들도 감을 잡아야 하고 나도 아직 다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늘(15일) 좋은 결과가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좀 더 과감해진 것 같다.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들어가고 있고, 실점해도 '그냥 점수를 줬구나'라고 생각했다. 지난해에는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아 후회했다. 정규시즌 때도 잘해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1996년생인 엄상백은 역삼초-언북중-덕수고를 거쳐 2015년 1차지명으로 KT 위즈에 입단했다. 2024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승(13승), 최다이닝(156⅔이닝)을 기록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4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한 엄상백은 그해 11월 한화와 4년 최대 78억원(계약금 34억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원, 옵션 1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엄상백은 28경기 80⅔이닝 2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8로 부진했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그는 불펜투수로 자리를 옮기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반등에 실패했다.

엄상백은 가을야구에서도 아쉬움을 삼켰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이후 남은 시리즈에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그렇게 엄상백의 2025시즌이 끝났다.

엄상백은 "정해진 자리는 없다. 내가 좋으면 (엔트리에) 들어갈 것이고 지난해처럼 안 좋다면 다시 빠질 것이다. 야구가 원래 그런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때도 솔직히 인정했다. 내가 가장 안 좋았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는데, 어쨌든 그런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후회없이 하고 싶다"고 반성했다.

이어 "아쉬웠지만, (팀을) 응원했다. 사실 팬분들이 나 때문에 팀이 2위를 기록했다고 생각하실 수 있고, 내가 더 잘했다면 팀이 1위에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직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윌켈 에르난데스, 오웬 화이트, 류현진, 문동주, 왕옌청까지 5선발을 갖춘 상황이다. 다만 류현진과 문동주의 경우 관리가 필요하고, 나머지 세 선수는 올해 처음으로 KBO리그 무대를 경험한다. 팀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엄상백이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한다면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나쁘지 않다. 엄상백은 지난 9일 한화 구단 자체 청백전에서 3이닝 무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엄상백은 "팀을 처음 옮기다 보니까 내게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더 잘하려고 했고 안 맞으려고 했다. 원래 난 그런 선수가 아닌데, 안 좋은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까 부진했던 것 같다"며 "올해는 멘털적으로도 많이 상담하기도 했고 다시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처럼 못할 수도 있고 (올해는) 잘할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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