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커터칼≠살인도구’ 판례로 압박… 김상민 측 “朴사건에 착각”

구자창 2026. 3. 16.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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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칼'이 살인의 도구가 될 수 있을지 여부가 2024년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산 가덕도 피습 사건 수사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사건의 핵심은 김상민 전 검사가 지난해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시절 '가덕도 피습 사건은 테러방지법상 테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쓰면서 사건을 축소·왜곡할 목적으로 길이 18㎝ 흉기를 '커터칼'로 표기했는지 규명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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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전 검사가 지난해 9월 9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커터칼’이 살인의 도구가 될 수 있을지 여부가 2024년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산 가덕도 피습 사건 수사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사건의 핵심은 김상민 전 검사가 지난해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시절 ‘가덕도 피습 사건은 테러방지법상 테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쓰면서 사건을 축소·왜곡할 목적으로 길이 18㎝ 흉기를 ‘커터칼’로 표기했는지 규명하는 데 있다. 경찰은 김 전 검사를 조사하면서 ‘커터칼로는 살인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존속살해미수 사건 판례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률 전문가인 김 전 검사가 테러 지정을 막기 위해 ‘등산용 칼’을 일부러 ‘커터칼’로 적어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 한 게 아니냐는 취지다.

김 전 검사 측은 “단순 실수”라는 입장이다. 법률 검토 과정에서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 커터칼 피습 사건을 참고하다가 착오로 적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김 전 검사 측은 판례도 급소인 목 부위에 대해서는 커터칼 역시 살인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15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 사건 태스크포스(TF)는 지난 3~4일 이틀에 걸쳐 김 전 검사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2015년 7월 대전지법 홍성지원이 선고한 공업용 커터칼을 이용한 존속살해미수 사건 판결문을 제시했다. 검찰이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했으나 존속특수상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된 사안이다. 법원은 공업용 커터칼의 위험성 정도와 범행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생명에 대한 위험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었고 살인의 고의 또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 판결문을 근거로 김 전 검사 측에게 “공업용 커터칼을 이용한 범행에서 살인미수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김 전 검사 측은 이 판결문에 나온 피해 부위는 가슴·배·팔 등으로 생명과 직결되는 목을 다친 이 대통령 사건과는 사안 자체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이 대통령 사건에서 쓰였던 개조된 등산용 칼은 칼날만 13㎝였는데, 경찰이 제시한 판례의 커터칼은 칼날이 5㎝ 수준이었던 점도 강조했다.

특히 판결문에는 ‘커터칼은 목 부위 등을 베는 등의 특별한 용법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살인의 도구로 사용하기는 미흡해 보인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김 전 검사는 오히려 이를 유리한 자료로 주장했다. 커터칼의 사용 부위나 길이, 범행 상황 등에 따라 살인 고의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변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목 부위에 길이 1.4㎝, 깊이 2㎝의 자상을 입었던 만큼 커터칼인지 아닌지 여부가 살인미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김 전 검사 측은 커터칼 표현에 대해서는 “명백한 오기”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검사는 경찰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이 11㎝ 자상을 입었고 출혈이 많았던 상황이 유사해서 이 대표도 당연히 커터칼로 당한 것으로 착각했던 것 같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해자가 이미 살인미수로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받은 상황이었는데 축소하려고 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흉기의 종류 자체는 테러 여부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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