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구… 동맹과 국익 함께 고려해야

2026. 3. 16.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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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해상교통로의 불안이 커지자 이를 관리할 다국적 해군 참여를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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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등 5國에 군함 파견 요구
군사 개입 여부는 냉정하게 접근하되
동맹 책임·국익 위해 전략적 판단 필요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해상교통로의 불안이 커지자 이를 관리할 다국적 해군 참여를 촉구한 것이다. 동맹국인 우리로서는 외면하기도, 곧바로 수용하기도 어려운 요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은 그 항로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 사실상 ‘수익자 부담’ 원칙도 분명히 했다.

아직 미국 정부가 공식 요청한 단계는 아니지만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정부로선 적지 않은 고민이 불가피하다. 분명한 것은 지금 단계에서 서둘러 대응 여부를 결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공개적으로 압박한 성격이 강하지만 다국적 작전의 지휘 체계나 임무 범위, 교전 규칙 등 구체적 구상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과 함께 거론된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역시 아직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로서는 우선 상황의 전개와 국제사회의 대응을 면밀히 지켜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다만 이 문제를 단순히 동맹국의 요청으로만 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해역의 불안정은 곧바로 우리의 에너지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이번 사안은 동맹 문제이면서 동시에 우리 국익과 직결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대응 기준도 분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이라는 안보 축과 에너지 안보라는 국익을 함께 고려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만 앞세운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섣부른 군사적 관여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위협은 전통적인 해상 전투가 아니라 기뢰, 드론, 소형 고속정, 단거리 미사일 등 비대칭 수단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순한 선박 보호 임무라도 우발적 상황이 무력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2020년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됐을 때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확대해 대응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작전 내용 변경에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성급한 결정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이념이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동맹의 책임과 국익, 장병 안전과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모두 감안해 우리 국민들에게 최선이 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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