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휴일도 반납하고 ‘추경 속도전’… 10조~20조 관측

신준섭,김윤 2026. 3. 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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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등 초과세수 최소 10조
중동불안 고유가에 물가상승 압박
성장률 하락 위기감… 이달 발표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작업에 공식 착수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충격을 최대한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20조원가량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경기 호황에 늘어날 법인세수와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가한 증권거래세수 등을 감안한 추정치다. 정부의 추경안은 이르면 이달 안에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 당국은 각 부처 예산요구서가 취합되는 대로 부처 협의를 거쳐 추경안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속도를 강조한 만큼 각 부처 예산 담당 직원들은 휴일마저 반납하고 편성 작업에 돌입했다.

정계와 민간에서는 이번 추경 규모가 10조~2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초과세수만으로도 최소 10조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근로소득세 증가분까지 더하면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획재정부(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의 전신) 2차관을 지냈던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계산이 대표적이다. 안 의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이익, 증권거래세와 근로소득세 징수 실적을 바탕으로 적정 추경 규모를 15조~20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의 최근 보고서는 보다 상세하게 초과 세수를 추계했다. 일단 법인세수의 경우 5조원 이상 여윳돈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3조6011억원, SK하이닉스는 47조206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두 기업 합산 영업이익이 약 90조8074억원에 이른다. 이를 반영해 법인세수를 추산하면 지난해 예상했던 수치보다 5조3000억원 이상 더 걷힐 수 있다. 여기에 증권거래세세율 인상과 주식 거래 증가 영향으로 급증한 증권거래세수를 더했다. KB증권은 증권거래세수가 예상치(5조4000억원)를 웃돌며 초과세수만 5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감안할 때 국채 발행 없는 최저한선이 10조원은 될 거라고 전망했다.

각종 예측이 있지만 일단 추경 규모가 ‘중급’이 될 거라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라는 요인 때문에 8차례나 추경을 했던 문재인정부 때의 경우 적게는 7조8000억원에서 많게는 35조1000억원을 편성했었다. 예상 규모로 보면 중간쯤 되는 규모인 셈이다.


추경안은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과세수 가늠자인 법인세수 신고·납부 기한이 이달 말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신속한 추경 편성을 주문한 상황이어서 세수 예측에 시간을 쓰기보다는 급변하는 상황 대처에 공을 들일 거라는 평가다.

중동 사태의 위험도를 감안했을 때 속도전이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기준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3.14달러로 전장보다 2.7% 상승했다. 이란의 항전 의지에 이틀 연속 100달러를 상회했다. 한국에 영향이 큰 두바이유 역시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근접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을 더하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로 기름값은 억누를 수 있지만 수입 물가까지 다 막아낼 수는 없다. 물가 상승 요인을 신속한 추경으로 상쇄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추경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위험이 적다는 평가도 더해진다. 한국은행은 이날 “추경 편성이 수요 측 압력을 통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률 하락 위기감 역시 신속한 추경 편성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전쟁 장기화 시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지대하다는 보고서를 속속 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유지하면 경제성장률이 0.3% 포인트 하락한다는 전망도 내놨다. 추경은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단이 된다. 한은은 과거 15조원 안팎의 추경 편성 시 경제성장률을 0.1% 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었다.

정부는 구체적인 추경 규모와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 방송에 출연해 “추경의 재정적 규모가 10조원, 20조원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그건 앞서 나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발표 시점도 마찬가지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려는 중”이라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김윤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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