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의 코스피 종말론 [편집장 레터]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6. 3. 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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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는 자사 홈페이지나 포털에서 어떤 기사가 많이 읽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매경이코노미도 마찬가지죠. 통계를 보니 올해 강력하게 떠오른 키워드가 있습니다. 국내주식입니다. 길게 말씀 안 드려도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코스피’ ‘코스닥’ ‘국장’ ‘ETF’ ‘급등’ ‘급락’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조회 수가 급등합니다. 어질어질한 장세에서 투자자가 경제 기사에 눈을 뗄 수 없는 게 당연하죠.

코스피가 최근 워낙 오른 터라 언제 조정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기폭제는 중동 사태였습니다. 유가가 급등하자 한국 증시는 세계 최고의 ‘롤러코스터’로 변했습니다. 올 들어 코스피에서 8번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일시 정지)가 발동됐는데요. 매도 5번, 매수 3번이었으니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유례없는 롤러코스터…급락 경고 쏟아지는데

반도체 이후는 방산? 바이오?…후속 타자 키워야 롱런

일단 코스피 상승세는 반갑습니다. 상법 개정 등 이재명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게 만드는 데 한몫했습니다.

정부 정책이 마중물이었다면 더 확실한 동력은 반도체였습니다. 이미 입증된 실적, 앞으로 더 좋아질 이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죠. 지난주 레터에서 말씀드렸듯,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실적왕’이 될지 모릅니다. 반도체가 국내 증시를 멱살 잡고 끌고가는 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반도체 기업을 보면 안심되다가도 널뛰는 주가판을 쳐다보면 또 무섭습니다. 낯선 K증시의 두얼굴입니다. 투자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최근 “기관들이 코스피를 데이트레이딩 한다는 것은 요한묵시록의 네 기사 중 하나가 나타난 것”이라며 험한 말을 던졌죠. 요한묵시록의 네 기사는 성경에서 재앙과 종말을 상징합니다.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마이클 버리가 한국에 대해 얼마나 잘 안다고 종말을 운운하나 싶었습니다. 공매도를 핵심 전략으로 삼으니 비관론에서 벗어나기 힘든 투자가죠. 귀담아 들을 내용이 없지 않지만 무작정 시장을 떠나라는 말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대목은 ‘반도체 이후’입니다.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뚜렷한 반도체 산업이 꺾일 때, 한국 증시를 떠받쳐줄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조선, 방산, 바이오 등이 후보로 떠오르지만 든든한 ‘믿을맨’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매경이코노미가 K증시의 복잡다단한 단면을 깊이 있게 조명했으니 탐독해보시길 권합니다.

단, ‘단타(단기투자)’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최근 카드빚까지 내가며 높은 변동성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생겨났습니다. 그들은 장기투자가 더 위험하고 기회 손실이라고 주장합니다. 폭락했을 때 매수한 뒤 폭등할 때 팔아 단기간 큰 수익을 내겠다는 꿈을 꿉니다. ‘시간’이라는 큰 무기를 버리고, ‘주식=합법적인 도박’이라고 생각하시는 듯한 분들에게는 할 말이 없습니다.

아,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의 경고 메시지 정도는 전해드릴 수 있겠네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있다. 한 대 맞기 전까지는.”

[명순영 편집장·경영학 박사 myoung.soonyo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1호(2026.03.18~03.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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