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요구에 난감한 정부 “검토는 하겠지만…” 부정적 기류

최승욱,최예슬 2026. 3. 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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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중·일 등 5개국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에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설치한 기뢰 소해 작전일 가능성이 큰데, 소해 전담 군함이 아니면 작전에 나설 수 없다"면서 "청해부대가 소해 작전에 투입되려면 작전 내용 변경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해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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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땐 헤즈볼라 등 표적 될 수도
청해부대 투입도 사실상 불가능
일각 “트럼프 정치적 수사일 뿐”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중·일 등 5개국에 대한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구에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동맹국인 미국의 요청이라 마냥 외면하긴 어렵지만 자칫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쟁에 급속도로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청와대와 국방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SNS 트루스소셜 메시지 외에 양국 안보 라인을 통한 미국의 정식 군함 파병 요청은 없는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나 국방부를 통해 미국이 공식적으로 군함 파병 관련 요청을 해 온 것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늘 SNS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먼저 공개해 왔기 때문에 일단 이를 토대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다만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란이 미국과 사생결단식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군함과 병력을 파견할 경우 공식적인 참전으로 간주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이란을 적으로 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이슬람 과격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대한 엮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역을 중심으로 해적 퇴치 및 안전 항해 지원 등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 파견 가능성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언급에 따라 미국이 정식으로 군함 파견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해부대는 과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상선을 호위한 경험이 있다.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1월 미군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자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 임무 구역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상선 호위 임무를 수행토록 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설치한 기뢰 소해 작전일 가능성이 큰데, 소해 전담 군함이 아니면 작전에 나설 수 없다”면서 “청해부대가 소해 작전에 투입되려면 작전 내용 변경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해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2020년에는 한국의 독자 작전이었지만 이번엔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회 비준 동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도 파병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이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면서 “일본과 중국도 쉽게 군함 파병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청해부대의 원래 임무는 해적 소탕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대함미사일과 드론이 날아오는 해협에서의 작전 수행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국회 비준은 물론 국내 시민단체의 반발 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요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수사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인도 등 우호국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 같은 선별적 통행 허가가 국제사회의 분열을 끌고 올 것을 우려해 동맹국 결집을 위한 군함 파견 요구 카드를 꺼내 들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최승욱 최예슬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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