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는 약혼 1주일 만에 폭식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폭식증은 반복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르게 섭취한 뒤 이를 보상하려는 행동이 동반되는 섭식 장애다./사진=연합뉴스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는 약혼 1주일 만에 폭식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좀 통통하네요”라는 찰스 왕세자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1991년 다이애나는 소설가 앤드루 몰턴과의 인터뷰에서 폭식증을 겪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이애나는 “남편이 내 허리에 손을 얹고 ‘여기 살이 좀 통통하네요, 그렇지 않나요?’라고 했다”며 “그때 내 안의 무언가가 들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웨딩드레스 사이즈를 처음 잰 1981년 2월 허리둘레가 29인치였는데, 폭식증에 걸린 뒤 6월 결혼식 날 23인치 반으로 줄어 있었다”고 했다. 다이애나는 “처음 폭식한 뒤 구토했을 때는 오히려 가슴이 설렜다”며 “당시로선 압박감과 긴장에서 벗어날 방법이었다”고 했다. 곧이어 카밀라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그 후 “폭식증을 치료하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다”고 했다.
‘신경성 과식증’이라고도 불리는 폭식증은 반복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르게 섭취한 뒤 이를 보상하려는 행동이 동반되는 섭식 장애다. 음식 섭취를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 폭식이 반복되며, 이후 구토, 설사제 사용, 지나친 운동 등의 보상 행동이 나타난다. 체중 증가에 대한 공포와 함께 폭식 후 우울감이나 죄책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다이애나비처럼 폭식 후 반복적으로 구토를 하게 되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치아 법랑질이 손상되는 등 구강 건강에도 좋지 않다. 구토나 설사제 등의 약물 남용은 체내 전해질 불균형도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폭식과 보상 행동이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반복되고 이러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의학적으로 폭식증으로 진단한다.
폭식증의 원인으로는 우울, 불안, 분노, 공허함 등의 부정적인 정서와, 자신의 인생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 대인관계의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생물학적으로는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의 이상, 세로토닌,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적 이상, 렙틴과 그렐린과 같은 호르몬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
폭식증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다이애나비처럼 외모나 체중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듣거나, 사회적 기준에 의해 자기 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증상이 시작된다. 이처럼 왜곡된 신체 인식이 지속되면 낮은 자존감이 형성되고, 이는 결국 폭식과 같은 섭식 행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폭식증은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로 음식, 체중, 체형에 대한 잘못된 신념을 교정해야 한다. 불규칙한 생활은 폭식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어 하루 세 번 균형 잡힌 식단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받을 때는 음식으로 풀기보다 다른 방식의 해소법을 찾는 것도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