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걸인독립단 진주 기미만세의거 재현 행사에 가다
[김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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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7주년 진주 기생·걸인 독립만세운동 기념식과 재현행사 |
| ⓒ 김종신 |
낮에는 봄날처럼 따뜻했습니다. 저녁이 되자 찬기운이 금세 몸을 감쌌습니다. 패딩 조끼를 입고 나왔더니 두 팔이 먼저 시렸습니다. 몸이 자꾸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미 행사장에 나와 있었습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거나 서서 조용히 시작을 기다렸습니다.
해 질 녘 호국마루에 먼저 내려앉은 빛
서녘으로 넘어가는 해가 길 위에 고운 빛을 풀어 놓았습니다. 건물과 가로수 사이로 낮게 걸린 햇빛이 인도 위에 긴 그림자를 밀어냈습니다. 잎을 틔우지 못한 나무들은 검은 선처럼 또렷했습니다. 길 가장자리의 소나무와 겨울빛이 남은 풀밭도 저녁 햇살을 가만히 받아냈습니다. 봄은 아직 다 오지 않았는데, 빛만 먼저 계절을 앞질러 온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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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7주년 진주 기생·걸인 독립만세운동 기념식과 재현행사 |
| ⓒ 김종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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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7주년 진주 기생·걸인 독립만세운동 기념식과 재현행사 |
| ⓒ 김종신 |
손마다 작은 태극기가 들렸습니다. 사람들은 무대 한가운데로 시선을 모았습니다. 누군가는 서서 듣고, 누군가는 앉아서 듣고, 누군가는 휴대전화로 그 시간을 붙들었습니다. 말은 무대에서 울렸지만, 행사의 무게는 그 말을 받아 듣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더 또렷해졌습니다.
태극기 물결 속에 되살아난 진주의 만세
본격적인 재현극이 시작되자 호국마루의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시민들이 객석과 계단을 빼곡히 메웠습니다. 무대는 푸른 조명 아래 차갑게 빛났습니다. 한 시민은 태극기를 어깨에 두른 채 계단 위에 서서 무대를 바라봤습니다. 그 뒷모습이 오래 남았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기생으로 분한 배우들이 줄을 맞춰 섰습니다. 흰 저고리와 검은 치마, 옅은 자줏빛과 갈빛 치마가 푸른빛 위에서 선연하게 살아났습니다. 뒤편 현수막의 낡은 태극기 이미지와 무대 바닥에 번지는 조명이 서로 겹치자, 장면은 설명보다 먼저 기억으로 다가왔습니다. 객석의 태극기 물결도 그 장면에 힘을 보탰습니다. 몇 사람만 재현극을 만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민들도 함께 그 장면을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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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7주년 진주 기생·걸인 독립만세운동 기념식과 재현행사 |
| ⓒ 김종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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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7주년 진주 기생·걸인 독립만세운동 기념식과 재현행사장에서 바라본 진주성 |
| ⓒ 김종신 |
제107주년 진주 기생·걸인 독립만세운동 기념식과 재현행사
- 일시: 2026년 3월 13일 오후 6시 30분
- 장소: 경남 진주시 남강로 626 진주대첩 역사공원 호국마루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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