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준비엔 올인, 30년 결혼 생활은 무준비?”

김아영 2026. 3. 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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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개최 …알맞은 짝 찾기 전에 자신부터 준비돼야
“사랑 호르몬 1년 반이면 사라진다…그때부터가 진짜 사랑”

“교회 공동체 안에서 평생 반려자를 찾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잖아요. 남녀 성비도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요. 이성적으로는 끌리는데 가치관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삼모아트센터에서 진행된 ‘2026 노아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종합토론 시간. 한 참석자의 질문이 강의실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강사로 나선 김향숙 하이패밀리 공동대표는 잠시도 뜸 들이지 않았다. “가치관의 차이가 가장 좁히기 어렵습니다. 신앙은 가치관의 문제예요. 소와 말이 같이 멍에를 메면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없어요. 그래도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면 결혼하기 전에 전도하세요. 세례받고 결혼식 올리면 됩니다.”

객석에서 웃음과 탄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행사를 기획한 권요한 서울대 학원선교사도 거들었다. “제한된 장에서 보면 답이 안 나옵니다. 시야를 넓혀서 만남의 장 자체를 확대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런 콘퍼런스를 각 지역과 대학, 해외에서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날 행사는 노아NCA 콘퍼런스 준비위원회가 크리스천 미혼 청년을 대상으로 기획한 결혼 준비 세미나였다. 10여명의 청년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1시30분부터 5시간 이상 강의와 토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결혼 설계도도 없이 집 짓지 마라

김향숙 하이패밀리 공동대표.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제공

“30분 결혼식엔 모든 에너지 쏟으면서 30년 결혼 생활엔 왜 준비 안 하나요.”

‘하나님의 결혼설계도: 결혼, 굳이 해야 할까요?’로 강의한 김 공동대표는 첫마디부터 청중을 향해 직구를 던졌다. “결혼을 왜 하냐고 물으면 제각각 대답합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이 뭔가요?’라고 물어보면 정확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30분짜리 결혼식을 위해서는 온 에너지를 다 쏟으면서 30년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준비하지 않아요.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가 제시한 해법은 ‘하나님의 결혼 설계도’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그는 창세기 2장을 펼쳐 하나님이 아담이 스스로 필요를 느낄 때까지 기다리셨다는 대목을 짚으며 말했다. “하나님은 결혼을 재촉하지 않으셨어요. 아담이 동물들 이름을 짓다 보니 저마다 짝이 있는데 자신만 혼자임을 깨달았고, 그때 하나님이 하와를 데려오셨습니다. 그게 결혼의 로드십(Lordship)입니다. 주도권은 하나님께 있어요.”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제공

이어진 4강 ‘데이트의 기술’에서 그는 사랑의 4계절론을 펼쳤다. 봄(시작기)→여름(열정기)→가을(권태기)→겨울(정리기 혹은 결실기)로 흘러가는 사랑의 흐름을 설명하며 “연애가 힘들어지는 모든 문제는 열정기, 즉 여름에 생긴다”고 설명했다.

“사랑 호르몬(페닐에틸아민·도파민·옥시토신)은 1년에서 1년 반 사이에 사라집니다. 어느 날 갑자기 툭 끊겨요. 그때부터 감정 대신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고 갈등기가 찾아옵니다. 이걸 모르면 ‘사랑이 식었다’고 착각하고 파트너를 바꿔버리죠. 그게 풋내기 사랑입니다.”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제공

진짜 사랑은 호르몬이 사라진 이후부터라고 그는 강조했다. “감정 대신 의지와 인격, 말씀으로 사랑을 키워가는 것이 데이트의 목적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은 배우자 판별하는 다섯 가지 기준(말씀과 기도, 상담, 환경, 평안함) 도 소개됐다. 그는 “말씀의 기준에 맞는지 기도가 되는지 믿을 만한 어른과 상담했는지 결혼의 환경이 열리고 있는지 그리고 마음에 평안함이 있는지 살펴보라”며 “기도해도 마음이 불편하고, 만날 때마다 찜찜하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보라”고 권했다.

“이런 사람과 결혼하세요”

강태신 염광교회 담임목사는 ‘배우자 선택의 기준’을 심리학과 신학의 교차점에서 풀어냈다. 그는 먼저 회복 탄력성(Resilience)의 세 가지 요소인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 능력, 긍정성을 소개한 뒤 “이 세 가지를 고루 갖춘 사람이라면 세상적 기준으로도 80점짜리 배우자이다. 그런데 믿음을 가진 우리에겐 더 중요한 기준이 있다”고 했다.
강태신 염광교회 목사.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제공

그가 내세운 개념이 ‘영적 탄력성’이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지켜나가며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정의한 그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는 자족함이다. “성공했을 때 우쭐대지 않고 실패해도 절망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에요. 빌립보서 4장의 바울처럼요.” 둘째는 하나님 나라 자아상이다. 주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비춰보는 사람이다. 셋째는 영적 만족 지연이다. 당장 만족보다 하나님 나라를 먼저 구하는 태도, 마태복음 6장 33절의 삶을 추구한다.

강 목사는 “이런 사람 곁에 있으면 결혼하라”며 웃음 속에 쐐기를 박았다.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제공

기조 강의에 나선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은 성경적 정의론을 결혼과 가정의 윤리와 연결지었다. 그는 “사랑은 율법의 완성(롬 13:10)”이라며 “성경적 믿음 안에서 올바른 관계를 맺을 때 그 정의는 결혼과 가정 윤리 속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등 다양한 정의론을 소개하면서도 “최종 기준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결론으로 청년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5월엔 매칭 프로그램까지

권요한 서울대 학원선교사.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제공

행사를 기획한 권요한 서울대 학원선교사는 “수많은 결혼 세미나가 있지만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본질을 다루는 자리는 드물다”며 “N포 세대로 자조 섞인 단어로 자신을 지칭하는 청년들이 결혼 자체를 포기하는 현실 속에서 이 행사가 새로운 영적 시대를 여는 노아의 방주 같은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노아 NCA 결혼가정 콘퍼런스 제공

이날 콘퍼런스 1단계를 수료한 참가자들에게는 오는 5월 예정된 2단계 ‘매칭 프로그램’ 참가 자격이 부여된다. 단순한 소개 서비스가 아닌 성경적 세계관으로 훈련받은 이들끼리의 만남을 주선하는 방식이다. 권 선교사는 “모든 결정은 여러분이 책임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 장을 깔아드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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