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5개국 콕 찍은 트럼프 “호르무즈 군함 파견 바란다”…안보 비용 떠넘기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할 것…팀으로 노력해야”
사실상 한국 등에 안보 비용 분담 요청
미국, 이란 원유 수출 중심지 하르그 섬 폭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5개국을 향해 이란 전쟁의 최대 전장으로 떠 오른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기뢰를 설치하고 미국이 공습을 이어가는 등 이번 전쟁의 최전선이 됐다. 미국이 이란 공습으로 낳은 지정학적 불안과 관련해 다른 국가에 안보 비용을 부담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바라건대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이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인위적인 제약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적었다. 한국 등 5개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조달에 타격이 큰 만큼, 군함을 보내주기를 희망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이어 “그동안 미국은 해안선을 폭격할 것이며 이란의 보트와 함선을 계속해서 바다에 격침시킬 것”이라며 “어떤 방식이든 간에 우리는 곧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며 자유로운 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약 5시간 뒤 별도의 글에서 다시 군함 파견을 다시 요청했다. 그는 “미국은 군사적·경제적으로 그리고 그 밖의 모든 면에서 이란을 이기고 완전히 초토화시켰다”면서도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세계의 국가들은 그 통로를 관리해야 하며 우리는 그것을 도울 것입니다. 아주 많이!”라고 썼다. 해당 글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는 대신 ‘석유를 받는 국가’라고 썼다. 하지만 사실상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미국은 또한 모든 일이 빠르고 원활하며 잘 진행되도록 그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며 “이것은 항상 팀의 노력이어야 했으며 이제 그렇게 될 것이다. 그것은 세계를 화합과 안보, 그리고 영원한 평화를 향해 하나로 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드론으로 공격하고 기뢰까지 설치하자 해군으로 유조선 등을 호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입장으로 미 해군 대신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영향을 크게 받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5개국에 유조선 호위 부담을 지우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은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의 주된 책임을 다른 국가에 넘기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요청을 받은 국가들은 일단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CNN에 따르면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은 분쟁 당사국을 포함한 관계자들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긴장 완화와 평화 회복을 위해 건설적 역할 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현재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해당 지역의 해상 운송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패권 경쟁국이지만 나머지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는 미국의 동맹국이어서 트럼프의 요구를 곧바로 거절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이란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 중심지인 하르그 섬을 폭격했다. 트럼프는 전날 트루스소셜에 미군이 하르그 섬을 공격해 군사시설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내 지시에 따라 미군 중부사령부가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중 하나를 감행했다”며 “품위를 이유로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고 적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에 “미군은 하르그 섬의 기뢰 보관 시설과 미사일 저장 벙커 등 다수의 군 시설에 공습을 가했다”며 “석유 인프라는 그대로 두고 90곳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만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하르그 섬은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이란 원유 수출의 거점이다. 트럼프가 하르그 섬 폭격을 지시한 것은 이란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중단하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새벽 첫차로 서울역 간 꼬마들… 노숙인 급식소서 배운 ‘나눔’[아살세]
- 대통령 경고에도 “검찰 간판만 바꿔” 반기 든 與 강경파, 왜?
- 석유 최고가격제 첫날 평균 1800원대로… 체감까진 시간 걸려
- 친명 “공소 취소 거래설, 김어준도 책임”… 김 “고발엔 무고로 대응”
- 딸 향한 킥보드 막다 중태 빠진 엄마…가해 중학생·업체 송치
- 생후 60일 딸 두고 떠난 41세 가장…5명 살리고 하늘로[아살세]
- 모즈타바 ‘초강경’ 메시지… 다우 700P 넘게 급락 마감
- 수원 화성도 있는데… 팔달산 곳곳 돌아다니며 불 질러
- ‘성폭행 혐의’ 대학 부교수 남경주…홍익대 “인사 조치 중”
- [단독] “中 구금된 엄마, 강제 북송 막아주세요” 탈북 아들의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