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학개미, 1월 해외투자 3배 폭증…국민연금은 60% 급감

박세환 2026. 3. 1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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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가 전달보다 3배 가까이 폭증한 반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는 6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안팎을 넘나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달러 수요 측면에서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국민연금보다 더 두드러진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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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가 전달보다 3배 가까이 폭증한 반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는 6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안팎을 넘나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달러 수요 측면에서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국민연금보다 더 두드러진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비금융기업등’의 해외주식 투자는 57억1020만달러로 집계됐다. 1달 전인 지난해 12월(20억1150만달러)와 비교하면 183.9% 증가한 규모다. 한 달 만에 2.8배 가량 불어난 셈이다. 국제수지 통계상 비금융기업등은 통상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이른바 서학개미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투자는 40억8580만달러에서 16억1830만달러로 60.4% 감소했다. 일반정부는 사실상 국민연금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서학개미의 2배를 웃돌았지만 불과 한달만에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국민연금의 3배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지난 1월 원·달러 환율은 한달 내내 1470원 안팎의 높은 수준에서 등락했다. 장중 1477.5원까지 오르는 등 지난해 12월에 이어 고환율 흐름이 이어졌다. 외환시장의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세는 오히려 더 강해졌다는 뜻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그동안 외환당국 등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내놨다. 다만 올해 1월 수치만 놓고 보면 국민연금발 달러 수요는 눈에 띄게 줄었다. 그 빈자리를 서학개미가 빠르게 메우며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를 환율 변수로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자들과 만나 고환율 우려에 대해 “레벨에 대해서 걱정은 안 한다”면서도 “1500원을 넘는다면 이는 한미 금리차나 외국인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국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율 상승 요인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를 더 주목한 셈이다.

당시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환율 상승을 개미 투자자 탓으로 돌린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올해 1월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가 전월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의 우려가 실제 수치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 국민연금공단 모습. 뉴시스

다만 당국의 실제 대응은 개인보다 국민연금 쪽에 먼저 맞춰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해외주식 투자 비중을 기존 38.9%에서 37.2%로 1.7%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 조치로 해외투자 확대 규모가 약 180억달러(약 27조원) 줄고, 그만큼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1월 실제 자금 흐름을 보면 외환시장 부담을 키운 쪽은 국민연금보다 서학개미에 더 가까웠다. 국민연금이 속도 조절에 나선 사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는 오히려 급증하면서 달러 수요의 무게중심이 기관에서 개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해외투자를 외환당국이 직접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중동 리스크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위협하면서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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