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무너뜨린 푸홀스, WBC 우승 찍고 MLB 사령탑 가나? "지금 당장 감독 맡겨야"

배지헌 기자 2026. 3. 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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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콜드게임 승리 등 WBC 5전 전승 4강행
-베이커 "지금 당장 감독 맡길 재목" 찬사 쏟아져
-윈터리그 우승으로 증명한 '레전드'의 리더십
알버트 푸홀스(사진=MLB.com)

[더게이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메이저리그 감독직의 발판이 될 수 있을까. 2026 WBC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준결승까지 이끈 알버트 푸홀스를 두고 메이저리그 감독을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코디 스타벤하겐 기자는 13일(한국시간) '알버트 푸홀스가 도미니카공화국을 지휘하고 있다. 다음은 MLB 구단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푸홀스 감독이 대표팀을 전승으로 이끌며 자질을 입증하고 있다"며 "위대한 선수가 위대한 감독이 될 수 있느냐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고 전했다. 기사가 나온 뒤 열린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은 한국을 10대 0으로 대파하고 5전 전승으로 가볍게 4강에 안착했다.
알버트 푸홀스(사진=MLB.com)

"언젠가 아닌 지금 당장 감독 맡겨야 할 사람"

현장의 평가는 찬사 일색이다. 이번 대회 니카라과 사령탑을 맡은 레전드 감독 더스티 베이커는 "언젠가가 아니다. 지금 당장 감독을 맡아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푸홀스만한 현장 경험과 지식, 선수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지도자가 얼마나 되겠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A.J. 힌치 감독 역시 "이토록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 상대 더그아웃에서 팀을 지휘하는 건 흔치 않은 장면"이라며 푸홀스가 기회를 얻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다만 현실은 아직 '언젠가'에 머물러 있다. 지난 오프시즌 푸홀스는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세 팀의 감독 후보로 거론됐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에인절스와는 협상이 결렬됐고, 볼티모어는 다른 후보를 택했다. 샌디에이고와는 수 시간 동안 면접을 진행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스타벤하겐 기자는 "역설적이게도 선수로서의 위대함이 감독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너무 큰 존재감을 구단이 감당할 수 있을지, 프런트와의 소통이 원만할지가 미지수라는 시선이다.

그러는 사이 푸홀스는 차곡차곡 감독 수업을 쌓고 있다. WBC 이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레오네스 델 에스코히도를 지휘해 윈터리그와 카리브시리즈를 연달아 제패했다. 당시 가장 공을 들인 선수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3루수 주니어 카미네로였다. 카미네로는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돌진하는 등 감정 조절에 문제를 보였지만, 푸홀스는 인내심을 갖고 대화하며 가르쳤다. 지난 시즌 21세의 나이로 45홈런을 터뜨린 카미네로는 이번 WBC에서도 홈런 두 개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푸홀스는 "선수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해줄 때 최고의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 시절 토니 라루사, 데이브 로버츠, 조 매든 등 명장 밑에서 배운 비결을 하나씩 꺼내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23년을 뛰었다고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장에 올 때마다 새로 배울 게 있다"며 겸손함도 잃지 않았다.
푸홀스 감독과 소토(사진=중계방송 화면)

'레전드 출신 감독' 잔혹사 끊어낼까

야구계에는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는 속설이 있다. 현역 시절의 명성이 벤치에서 빛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폴 몰리터는 명예의 전당 출신으로는 가장 최근에 메이저리그 감독을 맡았지만,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네 시즌을 보내며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했다. '타격의 신' 테드 윌리엄스도 네 시즌 재임 기간 승률이 0.429에 그쳤다. 선수 시절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01.2승을 기록한 푸홀스와 달리, 현재 메이저리그 감독 중 WAR가 가장 높은 마크 캇세이(애슬레틱스)는 21.4승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푸홀스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야디어 몰리나 푸에르토리코 감독은 "알버트는 뼈속까지 야구인이다. 머지않아 빅리그 감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안 소토는 "전설을 감독으로 모신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라며 "그는 우리가 무엇을 느끼는지, 그라운드 위 모든 움직임을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대회 내내 푸홀스는 들뜬 팀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도미니카 선수들이 홈런 후 바나나 모양 아령을 들어 올리는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쳐도, 더그아웃의 푸홀스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다. "상대를 존중해야 하기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 무대는 선수들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니다." 한국전 대승 후에도 푸홀스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우리의 임무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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