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美 사모대출...잇딴 환매 중단에 월가 우려 목소리
ABF 중복 담보가 불러온 크레딧 노이즈
불안 커진 투자자는 환매 요청 쇄도
사모대출 ‘유동성 미스매치’ 취약성 노출
블랙록·모건스탠리 등 환매 제한 나서

부실 우려가 시작된 건 지난해 자산 기반 금융(Asset Backed Finance) 불안감이 커지면서다. 사모대출은 은행 대신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가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시장이다. 직접 대출(Direct Lending)과 자산 기반 금융(Asset Backed Finance)으로 구분된다. ABF는 특정 자산(Asset)이나 자산 집합(Pool of Assets)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형태다. 금융 시장에서 ABF는 직접 대출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직접 대출은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회수가 어렵지만, ABF는 담보 자산을 매각해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BF에 대한 금융 시장의 믿음은 연이은 사기로 붕괴됐다. 지난해 9월 자동차 부품 업체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가 자사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담보로 여러 금융기관에서 중복 대출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일종의 이중계약이다. 결국 퍼스트브랜즈는 12월 파산했다. 뿐만 아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자동차 대출 업체 트리컬러스(Tricolors)도 파산했다. 동일 차량 번호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트리컬러스는 담보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개인 차주 신용도까지 조작한 것이 확인됐다.
자연스레 ABF를 향한 불안감은 사모대출 시장 우려로 번졌다. 이는 올해 들어 점증했다. 영국 부동산 담보 대출 업체 MFS 역시 중복 담보 의혹을 마주하면서다. 결국 MFS는 24억파운드(약 4조원) 규모의 대출을 남기고 파산했다.
연이은 사건사고와 고금리 환경 지속에 투자자들은 환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블루아울캐피털(Blue Owl Capital)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던 사모대출 펀드 블루아울 캐피털 코프 II(OBDC II) 분기별 환매를 영구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유동성 미스매치’로 표현되는 사모대출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장기 대출 자산을 보유한 펀드에 단기 환매 요청이 몰리면서 자산과 자금의 만기가 맞지 않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의미다.
이후 환매 중단은 블랙록과 모건스탠리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블랙록의 자회사 HPS인베스트먼트는 투자자들이 9.3% 환매를 요청하자 한도를 5%로 제한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노스헤이븐프라이빗인컴펀드’에 대한 환매 한도를 전체 주식의 5%로 조정했다.
일각에선 사모대출 부실 우려가 금융 시장 전체의 크레딧 크런치(신용 경색)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26년 크레딧 시장을 전망하며 위기 상황(Tail Risk) 시나리오 중 하나로 ‘사모대출 스트레스의 전염(Stress in private Credit generate contagion)’을 꼽았다.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나 금융 시장 위험 프리미엄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시나리오였다.
다만 아직까진 과잉 우려라는 의견도 상당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직접 대출 시장의 대부분은 즉시 인출 메커니즘이 없는 투자상품에 투자돼 있어 자금 인출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조수희 LS증권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조 애널리스트는 신용 경색 발생 시나리오를 ① 단기 조정·건전화 가능성 ② 국지적 자금 경색 발생 가능성 ③ 전면적 신용 경색 발생 가능성 3가지로 구분하며 “현재 판단으로는 1단계에서 마무리될 확률이 높다. 상황 악화 시 2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내재해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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