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 보며 공부까지 한 첫 소개팅에서 가장 떨린 것
[느린IN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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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스페셜 '내 마음이 몽글몽글-몽글상담소' 포스터. |
| ⓒ SBS '몽글상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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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글상담소에 출연한 세 명의 '몽글씨'. 왼쪽에서부터 유지훈, 오지현, 정지원. |
| ⓒ SBS '몽글상담소' |
이 프로그램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발달장애인의 삶에서 흔히 다뤄지지 않았던 '연애'라는 영역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방송은 세 사람의 첫 소개팅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아 당황스러울 때도, 상대방과 대화가 잘 풀리지 않을 때에도 참가자들은 각자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첫 도전을 즐겼다. 제작진은 이 과정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 역시 사랑과 관계를 고민하는 '청년'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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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소개팅 장소에 도착한 지현. 그는 부모님, 언니와 떨어져 외출을 한 것이 처음이라 떨린다고 말했다. |
| ⓒ SBS '몽글상담소' |
새로운 길을 찾는 게 어려운 오지현은 친언니와 함께 지하철 여덟 정거장 거리인 소개팅 장소까지 찾아가는 연습을 했다. 집을 나선 이후, 혼자 소개팅 장소로 도착한 그는 "엄마, 아빠, 언니 없이 독립적으로 오는 게 처음"이라며 "독립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게 떨려요. 남자친구보다 더"라고 털어놨다. 소개팅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가족 도움 없이 혼자 이동하고 낯선 공간에 도착하는 첫 경험이기도 했던 셈이다.
이 대목은 발달장애 청년의 연애를 말하려면 결국 그들의 일상과 자립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외출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의 반경이 넓어지는 큰 사건이 된다. 소개팅을 앞둔 청년의 떨림 안에 사랑에 대한 기대와 자립에 대한 불안이 함께 들어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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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린학습자를 위한 쉬운 정보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에 올라온 참여자 모집 안내 포스터. |
| ⓒ 소소한소통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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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원은 첫 소개팅에서 러브샷을 하며 자신을 로망을 실현했다. ( |
| ⓒ SBS '몽글상담소' |
고 PD는 "생각해 보지 않는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된다"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면 당사자 역시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지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방송 전, 내레이션에서도 이런 청년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지원한 청년들은 '저는 장애가 있으니까 앞으로도 싱글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안 되는 건가?'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고PD는 또 "5년이 지나는 동안 동생은 몇 번의 연애를 했고 그 과정을 지켜봤다"며 "그 시간을 지나며 동생을 '청년의 삶'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몽글상담소는 발달장애를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지 않았던 '청춘'을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방송에 출연한 발달장애 청년들은 관련 기관과 단체를 통해 섭외됐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하며 지원자를 모집했고 인터뷰만 500명 이상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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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리스타 지훈. 첫 소개팅에서는 유독 예상하지 못한 일이 많이 생겼다. |
| ⓒ SBS '몽글상담소' |
고혜린 PD는 "첫 소개팅의 분위기나 첫 고백의 결과 등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가 억지로 해석하기보다 그 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는 '발달장애 청년이기 때문에 특별하다'가 아니라 한 명의 청년으로서 설레고 실망하고 다시 용기를 내는 모습이 보였다"고 밝혔다. 결국 이 프로그램은 장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청춘의 이야기라는 걸, 촬영하면서 더 확신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랑도 권리" vs. "현실은 복잡"…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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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에 업로드된 '몽글상담소' 영상에 달린 댓글 반응. |
| ⓒ SBS 유튜브 채널 갈무리 |
방송이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발달장애 청년의 연애와 일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이들을 또래 청년의 삶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반응도 많았다.
반면 현실적인 우려도 제기됐다. 지적장애 가족이 있다는 한 시청자는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성적 욕구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가족이 겪는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고혜린 PD는 방영 전 한 인터뷰에서 "이 프로그램이 모든 발달장애 청년의 삶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논의가 시작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비판 역시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몽글상담소는 총 3부작으로 제작됐다. 오는 15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2화에서는 첫 소개팅을 마친 세 청년의 다음 이야기가 공개된다. 사랑을 찾기 위해 첫 발을 내디딘 세 명의 청년들은 어디로 향하게 될지, 자세한 이야기는 다가오는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느린인뉴스에도 실립니다.(https://www.slowlearner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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