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U-20·U-17은 세계 최강인데…A대표팀은 아시아 8강 탈락→北 여자축구 미스터리, 아시안컵 8강서 호주에 1-2 패배

김환 기자 2026. 3. 14. 00: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북한 여자축구의 미스터리다.

지난해 모로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북한 여자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8강에서 호주에 발목이 잡혀 탈락했다.

리성호 감독이 지휘하는 북한 여자축구대표팀(FIFA 랭킹 9위)은 13일(한국시간) 호주 퍼스에 위치한 렉탱귤러 경기장에서 열린 2026 AFC 여자 아시안컵 8강에서 대회 개최국 호주(FIFA 랭킹 15위)에 1-2로 패배했다.

지난해 U-17 여자월드컵 우승의 기운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며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북한은 지난 2023년 자국에서 열린 FIFA 여자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둔 호주에 패배하며 탈락했다.

수비진에서 나온 연이은 실수가 패배로 이어졌다.

북한은 전반전과 후반전에 수비 실책으로 각각 한 골식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전 두 골 차로 뒤진 상황에서 만회골을 터트리며 막판까지 호주를 쫓아갔으나, 북한의 동점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북한은 불과 9분 만에 선제골을 헌납하며 끌려갔다.

북한의 센터백 안국향이 위험 지역에서 샘 커에게 공을 빼앗기며 위기를 자초했다. 공을 잡은 커는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패스했고, 이것이 북한 수비진 맞고 흐르자 알라다 케네디가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북한의 골망을 출렁이며 호주에 선제골을 안겼다.

북한은 전반 추가시간 홍성옥이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쏜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이 슈팅이 호주 골포스트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킨 채 전반전을 마쳐야 했다.

전반전 초반 흔들렸던 북한의 수비는 후반전 초반 또다시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책을 범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공을 탈취한 호주의 간판 공격수 커가 직접 왼발 슈팅을 쏴 득점에 성공하며 2-0을 만들었다.

북한은 후반 20분 김경영이 왼편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에서 밀어넣으며 한 골 추격했다.

그러나 북한은 경기 내내 21개의 슈팅을 쏘고도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하면서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이날 북한은 6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슈팅 21회, 유효슈팅 10회 등을 기록하는 등 기록 면에서는 호주를 압도했으나 수비진의 실수와 무딘 결정력으로 인해 패배했다.

반면 호주는 2회 시도한 유효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뛰어난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대회 준결승에 올랐다. 호주는 중국-대만 경기의 승자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북한의 8강 탈락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여자 아시안컵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각각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007년에는 여자 월드컵 8강에 오르는 등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던 여자축구 강국으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2경기에서 59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3-0 승)과 방글라데시(5-0)를 격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에 패배하며 조 2위로 8강에 오르기는 했으나, 북한은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북한의 패배를 두고 '충격 탈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다.

북한은 지난 수년간 U-17 대표팀,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 맹활약했던 세대들이 A대표팀에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연령별 레벨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과 달리 성인 레벨에서는 좀처럼 세계 정상을 밟지 못했다.

북한 여자대표팀의 부진에는 북한 내 성인 여자축구 리그 시스템의 미비와 부족한 해외 경험 등이 이유로 꼽힌다. 지난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 당시 벌어졌던 약물 스캔들로 인해 북한의 국제 대회 출전이 금지됐고,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등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대표팀의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U-20 월드컵, U-17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실제 연령이 20살을 초과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당연히 나온다.

오랜만에 국제 대회에 돌아와 지난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북한은 8강에서 탈락한 팀들끼리 2027 FIFA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치르는 플레이오프에서 중국-대만 경기 패배팀과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준결승에 오르는 4개팀과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2개팀까지 총 6개 팀에 월드컵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