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채 발행 없이 추경 가능…필요한 곳에 충분히 투입" (종합)

임철영 2026. 3. 13. 22: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익표 정무수석 "에너지 바우처가 유류세 인하보다 더 시급"
美무역법 301조 조사 확대에 "예상한 수순"
"공소취소 거래설, 매우 부적절"…"조사 있을 듯"
정무수석실 "언론중재법 따른 중재 대상"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13일 중동발 고유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아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필요한 분야에는 충분한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번 추경은 현재 세입 여건상 추가 국채 발행 없이도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연합뉴스

홍 수석은 이날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재정당국이 필요한 추경 소요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국채 발행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추경 편성 필요성으로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던 경기를 중동 변수로 다시 꺾이게 해선 안 된다는 점을 들었다. 반도체 경기 개선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였고, 한국은행은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1%로 내다봤다. 청와대는 이런 회복 흐름이 고유가 충격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재정이 선제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추경 재원은 크게 두 갈래로 쓰일 전망이다. 하나는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에너지 관련 업종과 업체 지원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 진작 등 경기 보강이다. 홍 수석은 아직 10조원, 20조원 식의 규모를 거론하는 것은 "앞서 나간 보도"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필요한 부분에는 "충분하고 확실하게 재정 여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은 분명히 했다.

"에너지 바우처가 유류세 인하보다 더 시급"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검토는 하고 있지만 조금 더 고민 중"이라며 선별 지원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물류업계와 대중교통, 가스·전기 요금 연계 부문이 경유 가격 급등의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며, 유류세를 일괄 낮추기보다 에너지 바우처를 통해 취약 부문과 산업 현장에 먼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요금 인상 압력을 재정으로 흡수해 민생 부담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홍 수석은 이날부터 시행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소비자 체감 시점도 비교적 이르다고 봤다. 산업통상부는 13일 0시부터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을 보통휘발유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정해 26일까지 2주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는 정유사의 주유소·대리점 공급가 기준으로, 주유소 판매가격 자체를 직접 통제하는 방식은 아니다.

홍 수석은 주유소들이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에 들여온 재고를 먼저 소진해야 하는 만큼 시차는 있겠지만, 이르면 이날 저녁이나 14일부터 일부 현장에서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늦어도 2~3일 안에는 안정된 가격이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873원, 경유는 1890원대로 내려오며 하락 흐름을 보였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 기존 재고 물량이 남아 있어 체감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美무역법 301조 조사 확대에 "예상한 수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확대에 대해서도 "예상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홍 수석은 특정 기업이나 한미관계 이상 신호와 연결해 볼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대만·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이 광범위하게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2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60개 주요 무역 상대국을 상대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문제와 관련한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우리 정부도 이미 관련 가능성을 예상하고 준비해 왔다"며 "수출 당국이 기업과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위기와 대미 통상 압박이 동시에 덮친 상황에서 청와대는 물가 안정과 경기 방어, 대외 통상 리스크 관리까지 한꺼번에 감당해야 하는 복합 대응 국면에 들어간 셈이다.

"공소취소 거래설, 매우 부적절…언론중재법 따른 중재 대상"

연합뉴스

홍 수석은 이날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제기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과 관련해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며 "우리도 바쁜데 이런 근거 없는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응할 가치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다만 자칫 정부와 정책의 국민적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당에서 대응을 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잘 대응할 것으로 보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차원의 조사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공지를 내고 해당 사안의 조사 주체는 방미심위가 아닌 언론중재위원회라고 정정했다. 정무수석실은 "이른바 '공소취소' 논란의 경우 언론중재법에 따른 중재 대상이기에 홍 수석의 발언을 바로 잡는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해당 의혹이 검찰개혁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전혀 사실관계가 없는 근거 없는 얘기이기 때문에 검찰개혁 동력을 떨어뜨릴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청와대는 특정 언론사를 대상으로 어떤 조치를 기획하거나 대응할 생각도 없다"며 "민생과 국민, 국가 발전과 관련된 정책으로 국민적 신뢰를 얻어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내 검찰개혁 법안을 둘러싼 이견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여당답게 일 처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수석은 "야당은 정부를 상대로 대정부 투쟁을 하기 때문에 외부로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하며 공격하는 방식이 통상적이지만, 여당은 정권의 한 축이고 정부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며 "이견이 있으면 내부적으로 잘 조율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원칙으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 시정 ▲개혁 과정에서 수사 부실이나 일반 국민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며 "당이 정부와 잘 협조해서 개혁적인 안이면서도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서는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서는 "현재 개헌이 원활하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개헌은 이 대통령의 지론이기도 하다"며 "권력구조 개편 등 심각한 사안은 더 숙의를 거치더라도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 비상계엄 요건을 강화하는 것 등은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추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