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기후위기' 동시에 해결하는 마을, 제대로 성공하려면
'수요일엔마프(수요일에 만나는 마을정책 이슈 브리프)'는 마을을 위한 정책 정보 레터입니다. 마을활동가, 행정 실무자, 관련 전문가 및 연구자들의 마을 분석과 대안적인 제안이 담긴 기획기사들과 국내외 혁신적인 마을 소식을 큐레이션 한 콘텐츠를 담아 매월 두 번째 수요일 발행돼 경기도마을공동체 지원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됩니다. <기자말>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대한민국의 농어촌이 소멸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경고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마을의 활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지역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과제로 부상했다.
동시에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지방소멸'과 '기후위기'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할 혁신적인 모델로 등장한 것이 바로 '햇빛소득마을'이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공동체가 주체가 돼 유휴부지나 농지, 저수지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그로부터 얻은 수익을 공동체 구성원이 공유하는 사업 모델이다.
과거의 태양광 발전은 주로 외부 자본이 농촌의 토지를 빌려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경관 훼손이나 환경 오염 등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냈고, 이는 지역 내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재생에너지'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고 한다. 마을 주민이 직접 투자하고 운영하는 구조를 통해 수용성을 높이고, 발전 수익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마을 내에서 순환하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햇빛소득마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경기 여주 구양리의 경우, 마을공용 '행복버스' 운행, 마을 무료급식 운영, 문화 관람 지원, 자체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하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의 확산은 지역 주민의 소득을 높여 마을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햇빛소득마을' 전국 확산 지원
정부는 이 사업의 전국적인 확산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전담 조직인 '햇빛소득마을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기존에는 부처별로 지원 사업이 흩어져 있어 주민들이 부지 확보나 인허가, 계통 연결 등의 복잡한 절차를 직접 해결하기에 한계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진단은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설치됐으며, 지원총괄과, 기반조성과, 사업관리과 등 1단 3과로 구성됐다. 특히, 행정안전부뿐만 아니라, 국무조정실,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6개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 한국에너지공단,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전문성을 가진 공공기관들이 대거 참여하는 범정부 협업 조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부는 범정부 전단 조직인 '햇빛소득마을 추진단'을 통해 각 부처가 보유한 정책 수단, 한국에너지공단·농어촌공사·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의 전문성 및 가용자원을 종합적·유기적으로 활용해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마을회관이나 주차장과 같은 공공용지와 농어촌공사의 비축농지, 저수지, 수자원공사의 하천부지, 댐 수면 등 유휴부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국·공유재산의 사용허가 및 대부, 사용료·대부료 감면 등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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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빛소득마을 추진단 홍보 카드뉴스 햇빛소득마을 추진단 홍보 카드뉴스 |
| ⓒ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
이를 통해 정부는 2026년부터 매년 약 500개소 이상, 2030년까지 전국에 약 2500개소 이상의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성공의 핵심 열쇠, 마을공동체
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을 하더라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효과적이고 투명한 운영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햇빛소득마을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지원 속에서 주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바로 마을 주민들이다.
햇빛소득마을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햇빛소득마을 협동조합을 구성해야 한다. 협동조합이 사업의 주체가 돼 주민이 주도하는 상향식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주민이 없도록 충분한 소통을 통해 동의를 이끌어내는 민주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또한 마을이 설치 비용의 15%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마을 주민과 협동조합은 사업 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검토를 통해 의사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익금의 용도와 배분 방식은 반드시 주민 총회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 회계 관리의 투명성을 높여 주민 간의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양광 시설은 20년 이상 운영되는 장기 프로젝트로서 단순 시공에 그치지 않고, 주민 스스로 시설을 관리하며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햇빛소득마을은 단순히 정부 지원만을 받는 사업이 아니다. 마을의 미래를 위해 주민들이 직접 투자하고 함께 고민하는 '진정한 자치'의 과정이다. 수익을 개인의 이익으로만 돌리기보다는, 마을의 소외계층을 돌보고 마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복지 사업에 투자하는 공동체 정신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햇빛소득마을은 단순히 에너지 정책의 하나가 아니라, 위기에 처한 우리 농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들이 다시 고향을 지키며 살아갈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이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와 같은 세계적인 에너지 자립 마을들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명소로 거듭났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주민들의 뜨거운 열망이 함께한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마을이 햇빛으로 소득을 올리고 온기로 공동체를 채우게 될 것이다.
햇빛은 모든 마을에 평등하게 내리쬐지만, 그 햇빛을 희망의 수익으로 바꾸는 것은 바로 우리 주민들의 손끝에서 시작된다. '햇빛소득마을'이 열어갈 따뜻하고 활기찬 지방 시대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문두식(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공동체과 공동체팀장)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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