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침략자 미국을 월드컵에서 퇴출하라" 회심의 한 방 날렸다…트럼프는 "환영하지만 안전 보장 못 해" 하루만에 말 바꿔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피살 이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미국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국 매체 더선은 13일(한국시간) "이란은 월드컵 참가 문제에 침묵을 깼다. 이란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에 참가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반발, 오히려 미국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란은 월드컵 참가를 두고 '아무도 우리를 제외할 수 없다'는 강력한 입장문을 발표했으며, 이는 최근 이란의 월드컵 참가를 '생명과 안전'의 이유를 들어 부정적으로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직격탄"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한 가운데 이란 정부는 자국 영토에 자행된 악의적인 행동과 수많은 인명 피해를 이유로 미국 주도의 대회를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월드컵 참가 불발 가능성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이란은 이미 심각하게 패배한 나라이며, 그들은 현재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하면서 이란의 월드컵 불참이 현실이 되는 듯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란 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것을 언제든 환영한다"는 재확인된 답변을 얻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우리 지도자를 암살하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상황에서, 어떤 경우에도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며 정부 차원의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만에 말을 바꿨다.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이란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 오는 것은 환영받을 수 있지만,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최근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했던 "이란을 환영하겠다"는 입장에서 이란 대표팀이 미국 땅을 밟을 경우 신변의 위협을 겪을 수 있음을 암시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란 대표팀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즉각적이고도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주최자는 FIFA이지 특정 국가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더선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은 성명을 통해 "월드컵은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행사이며 이란 역시 정당한 경쟁을 통해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한 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분명히 말하지만 누구도 이란 대표팀을 월드컵에서 제외할 수 없다. 제외돼야 할 국가는 개최국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있을 뿐 참가 팀들의 안전을 보장할 능력이 없는 나라"라고 지목하며 미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개최국인 미국이 자국 영토 내에서 특정 국가 선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스스로 시인한 셈이라 그 책임을 이란이 아닌 미국이 져야 한다는 논리다.
한편, 조 추첨까지 완료된 상황에서의 일방적 기권은 현대 축구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대사건이다.
지난 1950 브라질 월드컵 당시 프랑스와 인도가 경비 문제로 불참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본선 진출 확정 후 정치적 이유로 보이콧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란이 끝까지 보이콧 입장을 고수할 경우 FIFA로부터 막대한 페널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대회 시작 전 기권 시점에 따라 최대 55만5000유로(한화 약 9억4879억원)의 벌금이 부과되며, FIFA 징계위원회를 통해 향후 월드컵 출전 금지 등 강력한 스포츠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
이란은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편성돼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그러나 만약 이란의 불참이 확정될 경우 이란을 제외하고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 3개국끼리 경쟁하거나 현재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라크가 이란을 대신해 출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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