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부른데도 김치전골을 하나 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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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직접 담그신 김치와 함께 한 점 한 점 천천히 먹었다.
허리 꼬부리고 문밖만 바라보지 말고 이제는 아버지 옆에 앉아 소주 한 잔 하라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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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정 기자]
삼겹살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알았다. 아, 이 집은 다르다. 배가 고픈 상태도 아니었다. 자카르타에서 한국까지 오랜 비행 끝에 도착한 지난 2일, 몸은 무거웠고, 솔직히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 다음날, 부모님이 맛있는 고기를 사주신다 하셨지만 처음엔 "저는 괜찮아요" 하고 사양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가보면 달라. 꼭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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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진주에 있는 30년 된 식당 ‘산청흑돼지’. |
| ⓒ 전세정 |
"안 먹는다더니 맛있지? 잘 먹네. 실컷 먹어둬."
그 말을 듣고 나니 괜히 더 먹게 됐다. 그러다 벽에 걸린 액자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삼겹살집에 시가 왜 있지?' 워낙 활자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 상추쌈을 싸먹으면서도 눈은 이미 시를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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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돼지 김사장, 내 아버지 식당 벽에 걸린 시 '흑돼지 김사장, 내 아버지' |
| ⓒ 전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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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를 위한 시 식당 벽에 걸린 시 '어무이 어무이' |
| ⓒ 전세정 |
사남매 중 셋째인 나는 이렇게 부모님과 셋이서만 밥을 먹은 적이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다는 걸 그날에서야 문득 떠올렸다. 2012년 자카르타에 온 이후 부모님과의 식사는 어느새 당연한 일이 아니라 일정을 어렵게 맞춰야 가능한 일이 되었다. 앞으로 또 언제 이렇게 셋이서 밥을 먹게 될까, 그런 생각이 스쳤다.
그날 저녁, 넘어간 건 고기만이 아니었다. 배가 불렀는데도 김치전골을 하나 더 시켰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조금 더 앉아 있고 싶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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